“이사는 해야겠고, 집은 엉망이고, 어쩌겠어요? 아들 녀석과 밤새 도배를 하는데 설움만 북받쳐 세상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최근 미룡동에서 거주하다 구암동으로 이사한 전춘옥(여·48) 씨의 말이다.
전 씨는 지난해 5월 미룡동 주공2차 아파트(23평형)를 전세보증금 3000만원에 임대해 최근까지 살고 있었다.
그런데 만 1년이 된 올해 5월 집주인은 전세보증금을 7000만원으로 올려주든지, 기존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30만원을 따로 지불하라고 요구해 왔다.
이를 전 씨가 거부하자 집 주인은 “당장 집을 빼라”고 통보해 전 씨는 하는 수 없이 보즘금 3000만원에 월 10만원 짜리 전월세 아파트를 찾아 구암동으로 이사했다.
그러나 집 없는 설움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새로 이사한 아파트는 전에 살던 세입자 부주의로 벽지와 장판은 말 할 것도 없고 보일러와 수도꼭지까지 고장 난 상태였다.
이에 보수를 요구한 전 씨에게 집주인은 “알아서 고쳐 써라”고 대답했고, 할 수 없이 전 씨는 벽지·장판·보일러 수리를 비용을 들여 직접 해야만 했던 것.
서울에서 군산으로 발령받아 2주전 이사한 송용한(51) 씨. 송 씨는 어렵사리 나운동 주공5차 아파트(24평형)를 임대차 계약할 수 있었다. 직장에서도 가깝고 혼자 지내기에도 넉넉한 평형이어서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집주인이 임대차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이를 요구하자 집주인은 잔금을 치르는 날 “맘에 안 들면 딴 데 찾으라”며 계약해지를 통보해 왔다.
당장 이사해야 할 형편에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한 송 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이사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이처럼 집주인들의 세입자를 향한 횡포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세태다.
이같은 원인은 현대중공업 등 국내 대기업들이 속속 군산으로 진출하고 ‘나 홀로’ 전입자들이 늘어나면서 소형 임대아파트들이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0개월에 350만원의 선금을 납입해야 거주할 수 있는 원룸은 부담스럽기 때문에 세입자들이 소형 전월세아파트로 둥지를 옮기는 사례가 늘고 있고 이로인해 공급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당연히 집 주인의 입김이 세지고 있는 상황.
또 새만금개발과 군산산단의 활성화로 지역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전망에 힘입어 지난해 말부터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올라 자연스럽게 전월세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진 실정이다.
특히 은행저금리로 말미암아 실질 마이너스금리시대인 요즘 아파트 보유자들이 전세임대보다 수입이 좋은 월세임대를 선호해 전환함으로써 세입자들이 갈 곳을 잃은 채 집구하기에 급급해 집주인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한편 소형 아파트 전세대란은 계절에 상관없이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의 전망이어서 세입자들의 속만 까맣게 타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