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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이 88년을 살았다우.”

“이름없이 88년을 살았다우. 저 같은 삶을 살기도 어려울 정도지만 이제야 내 이름을 정식으로 갖게 됐답니다.”

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08-09-09 17:14:55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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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이 88년을 살았다우. 저 같은 삶을 살기도 어려울 정도지만 이제야 내 이름을 정식으로 갖게 됐답니다.”



익산시 한 공무원이 평생동안 무적자(無籍者)로 주민등록없이 살아온 한 노인에게 추석을 맞아 법원과 사는 동네 등을 수개월째 오간 끝에 \'성과 이름\'을 선사해 잔잔한 감동을 던져 주고 있다.
 <사진 권영희할머니(우)와 익산시청 조경주씨> 

  


화제의 인물은 익산시 삼기면 용연리에 사는 권영희(88)할머니.



권 할머니가 지금까지 이름을 갖지 못한 것은 나이는 물론 과거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는데다 자녀들 또한 장애인이어서 이에 대한 행정절차를 제대로 밟지 못한데 따른 것이다.



권 할머니가 유일하게 기억하는 것은 \'까치마을에서 왔다\'는 사실일 뿐.



권 할머니는 38년전 남편 송모씨(작고)를 만나 결혼과 함께 현재의 거주지인 용연리와 인연을 맺었다.



권 할머니가 정식이름을 갖게 된 것은 익산시 공무원 조경주(46․ 7급)씨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다.



“사람으로 태어나 흔적이 없다는 사실이 얼마나 슬픈 일일까 하는 생각이 미치자 내일 처럼 절대자가 준 사명이 아닌가 생각하고 이에 매달렸어요.”



조씨는 그녀의 진정한 존재를 찾아주기 위해 인근 주민과 자녀들과 함께 인근 망성면에 있는 고향마을로 추정되는 곳까지 직접 방문했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물론 권 할머니의 기억이 명확하지 않아 정상적인 방법보다는 우회적인 방법을 찾아야 했다.



“과거에 어떤 이름을 가졌는지, 부모 형제는 누군인지 등에 대한 추적에 나섰지만 수십년이 지난 지금, 동네 어떤 사람도 기억하지 못해 스스로 접어야 했습니다.”



조씨가 권 할머니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2년 삼기면사무소에 근무하면서 부터. 이 같은 상황을 알고 권할머니의 뿌리 찾기와 호적을 만들어주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그 당시는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해 잠시 포기했던 것.



그러던 중 지난 5월 업무와 연관돼 다시 삼기면에 출장했다가 권 할머니의 사정을 다시 듣고 본격적인 권 할머니 이름을 만들어 주기로 다짐하고 나섰다.



“이번에는 노력해서 정상적인 인간으로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기필코 만들어줘야 하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래서 병원과 자녀들 집 등 현지 출장과 권 할머니가 다니는 교회에 수차례에 걸쳐 통화를 하면서 이름 찾기에 전력했어요.”



조씨가 이 같은 일에 적극 나선 것은 주민등록에 이름이 실려 있지 않아 선거 때 투표권은 물론 기초생활보장도 수년전까지 외면당한 사실이 마음 아파 본업 아닌 업을 맡게 됐다고.



조씨는 지난 6월 전주지법 군산지원에 창성허가를 신청을 했고 지난 5일 법원으로부터 창성허가 결정과 함께 무적자인 사람이 \'권영희\'란 이름을 드디어 얻게 된 것.



이에 따라 권 할머니는 정식 이름과 함께 송씨 가문에 이름을 올리게 되며 조만간 절차를 마칠 예정이다.



이제 남은 절차는 권영희 할머니가 직접 면사무소에 방문해야 하지만 거동이 불편해서 등기우편으로 서류를 제출해야 살아있는 사람으로 된다는 것이다.



조씨는 주민등록을 만들기 위해선 생년월일을 기재해야 하지만 태어난 날을 기억하지 못해 자신의 생일을 ‘보릿고개’ 근처라고 하는 말을 내용을 유추, ‘어버이날’을 뜻하는 5월8일로 잠정적으로 정하는 헤프닝까지 있었다고 설명했다. 나이 역시 사별한 남편과 만난 시점 등을 고려, 이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고.



권 할머니의 호적을 만들어준 일등공신인 조경주씨는 “추석을 앞두고 권영희 할머님에게 평생의 소원을 풀어줄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 그동안의 어려운 과정들이 주마등처럼 흐른다”고 자신의 일처럼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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