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암산 내 낡은 건물로의 접근을 차단한 두 개의 철문과 담장에 \"출입금지\" 경고 문구가 씁쓸함을 던져주고 있다.>
‘호남최초의 3.1운동 발원지, 군산의 정신문화 산실, 지역의 자긍심 구암동산!’이란 수식어가 부끄러운 3월이 돌아왔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은 구국의 숭고함에 절로 고개 숙여지는 3월 하늘아래 군산3.5독립만세운동은 올해도 매년 되풀이되는 3.1절 기념행사로 재현됐지만 그 발원지의 방치상태로 안타까움을 이어가고 있다. 90여년전 수많은 군산의 선조들은 이 땅에 드리워진 일제의 쇠사슬을 끊어 민족의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하나뿐인 목숨을 초연하게 내던졌다.
당시 3월 5일 시작된 군산3.5독립만세운동은 5월까지 이어지며 군산과 옥구지역을 합해 모두 28회의 항일시위가 펼쳐졌다. 이에 연인원 3만1500명이 참가해 일본경찰에게 195명이 연행됐고, 사망 53명, 부상 72명의 막대한 인적 피해를 입었다. 해마다 3월의 하늘이 열리면 이를 추념하며 군산의 기미년 항일독립만세 함성이 호남은 물론 한강이남 최초이자 전국 확산의 도화선이란 지역 자긍심으로 부활한다. 그러나 숙연함이 가득한 구암동 구암산에는 끝 모를 씁쓸함만이 깊게 드리워져 있다.
정신문화사적으로 큰 가치를 지닌 구암산 성역화를 요구하는 대다수 시민의 바람이 외면 상태인 반면 주변의 고층아파트 신축은 신속하게 진행돼 구암산을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구암산 내 낡은 건물로의 접근을 차단한 두 개의 철문과 담장에 \"출입금지\" 경고 문구와 함께 녹슨 쇠사슬과 자물통, 철조망이 쳐있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곳이 과연 선열들이 목숨까지 바치며 자유를 되찾으려 했던 항일독립 운동의 발원지였는지 의문을 던질 정도로 흉물스럽기 이를 데 없다.
이에 뜻있는 시민들은 “산업화와 물질문명이 확장될수록 지역의 자긍심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더욱 확산돼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선열들의 숭고함을 지역의 정신문화 중심으로 여겨 시민의 자긍심 도모와 이를 바탕으로 지역발전을 이루려는 군산시 등 관계기관의 의지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매년 3.1절 기념행사용으로만 활용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군산3.5독립만세운동 재현을 십수년 지속하는 동안 구암산 성역화 관련 용역과 약속은 빈번했지만 지난해 옛 구암교회를 기념관으로 꾸민 것이 고작이다, 그나마 사업비도 지역 국회의원이 마련했고, 군산시는 약속만 되풀이했다는 것이 이들의 강한 불만이다. 또 세계적인 명품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군산시의 계획이 헛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외형 보다 내용에 우선한 사업이 추진돼야 하며, 지역의 정신문화를 외면한 도시가 세계인들로부터 명품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것이 한결같은 주장이다.
최근 군산시가 근대문화유산을 정비해 관광자원화 한다며 일제시대와 근대역사 유물들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을 태세지만 정작 최우선으로 다뤄야 할 구암산 성역화를 포함시키지 않아 “순국선열들에게 부끄러울 따름”이라며 분통을 터트리는 이들이 많다.
한편 군산3.1운동 기념사업회(회장 김영만 목사)는 지난달 28일 그림그리기 백일장 대회와 1일 90주년 군산3.5만세운동 기념행사, 항일독립만세운동 재현, 기념예배 등을 가졌으며, 5일까지 역사사진들이 구암산 군산3.1운동 기념관 등에서 전시되고 있다.
<사진은 3월 1일 항일독립만세운동재현 행사 중 가두행진 광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