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토요일 오후 1시 30분 월명공원 청소년수련원 오솔길 등산로.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는 한 무리의 일행들이 있었다. 이들 일행은 거동이 불편해 보이는 사람을 기구에 태운 채 6명이 어깨에 끈을 메고 가파른 산을 오르고 있었다. 그들의 힘든 모습에 여기저기서 안타까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저런저런, 저러다 넘어지면 어떻게 하누? 혼자 오르기도 힘든 산인데 무슨 훈련이라도 하는지 정말 고생이 많구만.”
주위의 우려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오지만 일행은 서로의 호흡과 발을 맞춰가며 한발 한발 정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지난달 초부터 월명공원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들 일행의 훈련 모습은 어느덧 추억 깊은 명화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이들은 바로 히말라야 희망원정대의 대원.
군산시산악연맹(회장 김성수)은 ‘장애인에게 꿈과 희망을! 장애인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산행’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장애인과 산악인들이 함께하는 에베레스트 산맥의 일부인 해발 5545m 칼라파타르 원정 등반을 오는 5월 7일부터 19박 20일의 대장정을 계획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 대원선발을 마친 원정대는 장애인 6명과 산악인 11명 등 총 20명의 대원들로 구성됐다.
이 주인공들은 지체장애1급(하반신 불수)인 전기수(군산시장애인협회장) 대원을 비롯, 배형원(지체장애3급․시의원) 대원, 김종백(지체장애3급) 대원, 황태훈(지적장애2급) 대원, 추교인(시각장애1급) 대원. 이들은 이번 히말라야 원정대에 참가하는 어느 대원보다 굳은 의지를 다지고 있다.
거친 호흡을 내뱉으며 산비탈을 거침없이 오르고 있는 전기수 대원은 같이 산행에 나선 대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염려스러워한다.
“17전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아내와 같이 탔던 차가 전복돼 반신불수가 된 이래 이렇게 두려움과 설렘을 갖기는 처음입니다. 저로 인해 주위 대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그저 체력 훈련에 매진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지요.”
“더욱이 하반신을 못 쓰니 대소변을 볼 때 옷을 전부 벗어야하는 어려움이 있어 이번 히말라야 원정길은 제 인생에 있어서 최대의 난관”이라고 전 대원은 조심스럽게 걱정을 털어놓는다.
비단 이런 문제는 전 대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시각 장애를 갖고 있는 추교인 대원은 같은 훈련조에 편성된 김종숙(시의원) 대원의 팔꿈치에 손가락을 대며 그의 움직임과 말에 최대한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좁은 길이 나타나면 운전수 역할을 하는 김 대원이 팔을 뒤로 재껴 추 대원에게 현재 지리 상황을 미리 알려줌과 동시에 많은 대화를 통해 세세한 정보를 전달, 산행은 그렇게 계속되고 있다.
김 대원은 “내 눈을 통해 입으로 그려지는 상황이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그 사람의 머릿속에 입력되는 그 모든 과정이 서로의 신뢰가 바탕 되지 않는다면 불가능하다”며 “그들이 보지 못한 세상을 함께 그려가는 이번 산행은 단지 산만 오르는 것이 아닌 희망을 향해 나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회장은 “장애인과 산악인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수많은 역경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칼라파타르 원정을 통해 장애인에게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미래를 준비하는 원정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로의 단점을 보듬어주고 한마음 한뜻으로 정상을 향해 나아가는 그들의 아름다운 산행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한편 이들 원정대는 지리산 및 모악산, 한라산 등지에서 지형 훈련과 기술을 습득한 후 5월초 발대식을 갖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