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꼭 한번만이라도 뵙고 싶습니다.”
미국으로 입양된 지 34년 만인 지난해 8월 한국땅을 밟은 황동준(본명 아님․36)씨.
그는 1년 넘게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와 가족 등 뿌리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펼쳤지만 그토록 갈망하던 가족을 끝내 찾지 못하고 오는 23일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귀국을 앞둔 지난 3일 한 줄기의 희망을 잡는 심정으로 본사를 찾은 황씨는 ‘어머니’라는 단어에도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로 애틋함이 가득했다.
이젠 한 아이의 아빠로서 그리고 한 아내의 남편으로서 새 가정을 이끄는 가장이 됐지만 수십년이 지난 세월 속에서도 피붙이에 대한 그리움은 지울 수 없었단다.
황씨는 자신을 친자식처럼 길러준 양부모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나를 낳아준 부모는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나는 누구인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곤 했다고 한다.
2살 무렵 중앙동 일대에서 부모를 잃고 졸지에 고아가 된 그는 1976년 3월 미국인 부부에게 입양됐다.
너무나 자상한 양부모를 만나 어렵지 않은 청소년기를 보낸 황씨는 아내 송지은씨를 만나 결혼하게 됐고 현재는 6살짜리 아들을 두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친부모에 대한 보고 싶고 찾고 싶은 마음 어찌 감출 수 있으랴.
누구보다도 남편의 마음을 잘 알았던 아내 송씨가 곁에서 큰 힘이 되어줬고 결국 미국생활을 잠시 접은 뒤 지난해 8월 고국땅을 밟게 됐다.
“결혼하고, 아기가 태어나고 저에게는 너무 행복한 순간들이었지만 그럴 때마다 어딘가 모르게 허전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특별한 날에는 어김없이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와 가족들이 생각났기 때문이죠.”
황씨가 한국땅에 밟자마자 찾은 곳은 어린 시절 잠시 머물렀던 군산 일맥원. 이때부터 각종 서류를 뒤지고 당시 관계자들을 만나며 본격적인 뿌리 찾기에 나섰다.
너무 어린 시절에 부모를 잃었던 터라 그에게 남겨져 있는 것은 중앙로 일대에서 발견된 거 말고는 아무런 흔적조차 남겨져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도, 그의 아내도 포기하지 않았다. 1년 동안 오직 부모님을 만나겠다는 일념하나로 힘든 한국생활을 이겨내고 또 이겨내며 그렇게 희망을 잃지 않았다.
황씨는 올 초 모 방송국에 출연해 어머니로 예상되는 한 사람을 만났지만 최종 유전자 검사에서 아닌 것으로 밝혀져 많은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꿈에서 어머니을 뵌적이 있어요. 하지만 얼굴은 자세히 나오진 않았죠. 어머니의 얼굴을 간직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고 죄송스럽기만 합니다.”
황씨에게서의 친 부모는 원망도, 미움도 아닌 그리움 그 자체였다.
아내 송씨는 “한국에 와서 꼭 남편의 가족들을 만나고 싶었다”며 “바람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미국에 돌아가더라도 희망의 끈은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황씨는 “비록 부모님은 만나지 못했지만 내가 태어난 한국에 대해 알고 느끼고 배우는 소중한 시간을 됐다”며 “가족이기에 언젠가는 꼭 만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