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근대문화가 고스란히 살아있는 군산시 금동 도선장.
이곳은 최근 여객선을 기다리는 손님이 거의 없는 황량한 공간으로 변한지 오래다. 군산과 장항간을 오가는 여객선 금강1호의 운명의 시간은 D-15일(16일 현재)로 다가왔다.
멈춰질 시간은 \'짹깍 짹깍\'다가오고 있지만 군산시나 많은 시민들은 추억의 군장여객선이 사라질 날에는 아무런 관심조차 없어 뜻있는 시민들과 향수를 느끼는 승객들의 안타까움만 커지고 있다.
80여년간을 군산과 충남 서천․장항 주민들의 가교 역할을 했던 군장정기여객선이 한 달에 수천만원의 적자 때문에 중단될 상황을 맞고 있으나 \'관광 군산\'을 기치로 내세우는 군산시의 무관심은 실망이상의 실망을 던져주고 있다.
채만식선생의 탁류의 한페이지를 장식했던 군산~장항여객선에 얽힌 추억은 군산과 장항 등지에 살았던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고스란히 남아있다.
#장면 1 - 50․60년대 충남 보령과 대천 등지에서 유학(遊學) 온 학생들의 애환은 다른 세대보다 유별났다. 50년대 말 고교를 다녔던 박모(66)씨는 장통생(장항 등지에서 배를 타고 통학하는 학생)이었다.
충남과 전북 등의 서해안지역 최고의 교육도시인 군산으로의 유학은 일반적인 현상이었단다.
고 1년때 장항 친지집에서 다니다 태풍과 풍랑이 심한 날이면 집에 갈수 없거나 등교할 수 없는 상황이 빈번해지자 군산으로 옮겨와 자취하게 됐다는 것.
당시 주말이면 자취집에 올 때 쌀과 장작(땔감) 등을 잔뜩 메고 와야 하는 까닭에 사춘기 부끄러움 때문에 사람들의 눈을 피해 막배(마지막 배)를 타고 왔던 시절을 아련하게 떠올렸다.
당시 통학선은 소형목선이어서 오던 중에 심한 풍랑을 만나면 30여분 걸리던 통학시간이 두배이상 늘어난 것은 물론 극심한 배멀미로 고생을 했던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장면2 - 70․80년대 어느 여름날 군산A고교. 장통학생 여러분, (태풍)날씨가 좋지 않은 관계로 빨리 교무실로 모여주세요.당시 통학했던 김모(46)씨는 그때를 회상했다.
그 당시 풍랑이 심한 날이면 어김없이 대답이 없는 친구에게 쏟아지는 말은 \"장통입니다\"라는 답변이 녹음처럼 나왔단다.
#장면 3 - 30대 중후반층에겐 군장여객선의 의미는 이전 세대 선배들과 사뭇 달랐다. 군산사람들에겐 장항은 서울로 가는 길목으로서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일제 만들어진 장항제련소 등과 같은 충청권의 어느 지역으로 수학여행을 하는 통로였다.
난생 처음으로 수학여행을 가기 위해 군장여객선을 탔다는 S(38)씨는 초등학교 시절 수학여행지였던 온양 온천에 가기 위해 옛 장항역에서 기차를 탔던 당시의 추억속의 한 장면을 떠올렸다.
그러나 군장여객선은 89년 금강하구둑의 개통으로 치명적인 상황을 맞는다.
민간운수업체에서 운영하던 이 여객선은 자가용 증가와 통학생 감소 등으로 경영난에 직면했다.
이에 앞서 군산시와 서천군은 84년 사실상 부도직전에 몰린 회사를 자본금 7대3의 비율로 금강도선공사를 설립 운영해오다 2001년 정부의 지방공기업 민영화 지침에 따라 월명토건이 인수, 오늘에 이르고 있다.
월명토건은 군산과 장항간을 16차례씩 운항해왔으나 최근 하루 승객이 200명 안팎으로 줄어들면서 매달 2000만원의 적자를 이기지 못해 중단 결정을 내린 것.
이같은 상황 속에 추억의 배를 타기 위해 상당수 시민들은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간혹 선상여행을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에 일부 시민들 사이에는 군산시가 야심적으로 추진하는 내항개발과 원도심 등의 활성화를 위해선 \"추억의 여객선\"을 역사 속에 사라지게 해선 안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일부 지역에 있는 강원도 등의 추억의 궤도기차투어나 유럽도시의 마차 투어 등의 경우처럼 이를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고민해야할 만 과제라고 관광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뜻있는 시민들은 \"시가 보조해서라도 주말이나 일부 시간대를 남겨 둬야 관광유산을 되살리는 것\"이라면서 \"추억의 여객선 살리기에 범시민 운동의 필요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장명수 금강1호선장은 \"추억의 배를 이렇게 보내는 것은 안타까움 이상의 것\"이라면서 \"명맥을 유지해서 외국처럼 관광항로로 남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