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에서 철새를 볼 수 없다니요.”
지난달 28일 오후 금강호 일대를 찾은 탐조객 이현곤(33․전주)씨. 이씨는 한 달 전 업무로 인해 이 일대를 지나가다 무심결에 본 겨울철새들의 환상적인 군무를 잊지 못해 가족들과 또 다시 금강호를 찾았다.
하지만 부푼 기대와는 달리 그 많던 철새들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가족들에게 실망만 안겨줬단다.
이 씨는 “기후변화 때문인지 몰라도 그 많던 철새들이 보이지 않고 있다”며 “아직도 철새들이 휴식을 취할 시기인데 금강에서 철새를 볼 수 없어서 아쉬움이 컸다”고 말했다.
국내 3대 철새도래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최근 금강의 철새 개체수가 확연히 줄어들어 탐조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불과 30일전 만해도 이 일대에 도요 물떼새와 큰기러기, 흰뺨검둥오리 등 다양한 개체수들이 휴식을 취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금강유역이 가창오리의 최대 월동지역임을 감안하면 그 궁금증은 더욱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강 유역에서는 발견된 철새는 109종 54만7000여 개체. 그럼에도 현재는1/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철새들은 왜 보이지 않는 걸까?
철새조망대 관계자에 따르면 철새 떼가 옮겨간 곳은 고창 동림저수지와 새만금호로 밝혀지고 있다.
지난달 18일 금강호 수심 측정을 위해 선박 1척이 철새가 내려오는 수역을 돌아다니며 작업을 한데 이어 다음날인 19일에는 미군 헬기가 저공비행을 한 이후 철새 무리가 금강호에서 고창 동림 저수지로 옮겨갔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성우 철새조망대 학예 연구사는 “지난 이틀간에 발생한 방해요인이 있은 후부터 철새들이 임시 휴식처로 고창 동림 저수지로 이동한 것이 확인됐다”며 “이 때문에 최근 금강에서의 철새 개체수가 확연히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금강을 열흘정도 비운 철새들이 지난 1일부터 다시 되찾기 시작했다”며 “그 수는 10만마리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탐조객들과 시민들의 눈총은 따갑기만 하다.
대다수 시민들은 “세계철새축제가 열리는 군산에서 정작 주인공인 철새들에 대한 관리는 미흡한 것 아니냐”며 “최근 일어나는 밀렵행위부터 저공비행까지 철새들을 위협할 만한 요소들을 진작 예방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철새가 없는 철새축제는 큰 의미가 없는 만큼 이에 대한 원인파악을 정확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립중앙과학관이 지난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1년간 금강과 새만금 지역의 야생조류의 변화상에 대한 연구한 조사에 따르면 금강과 새만금 지역에서 1년간 관찰할 수 있는 야생조류는 총 152종 67만3000여 개체정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