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직 인력시장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일용직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현저히 줄고 있는 탓이다.
일용직 근로자들은 일주일에 2~3번 일감 찾는 것도 감지덕지라며 올 겨울을 어떻게 나야할 지 걱정이 태산이란다. 특히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이 지난해보다 대폭 늘어나면서 서민경기가 파탄지경에 이르고 있는 등 이들의 깊은 한숨만 늘고 있다.
◇인력시장 칼바람 ‘생생’ = “일감이 없어 굶어죽을 판이여.”
일용직 근로자들은 경기침체로 일감이 줄어든데다 눈 치우는 일 등 소일거리조차도 거의 사라져 일감 찾는 것이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찬바람이 불던 지난 15일 새벽 5시 경암동 D인력사무소 일대. 누군가가 새벽어둠을 깨는 모닥불을 지피자 허름한 작업복차림의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10~20명이 몰려들었다. 인력시장의 짧은 하루가 시작된 것. 하지만 공사현장에서 ‘하루 품삯’이라도 벌기 위해 새벽잠을 포기하고 나온 이들의 얼굴은 어두워 보였다.
모닥불 주위에서 얼어붙은 몸을 녹여보지만 경기한파와 불어오는 매서운 찬바람은 이들의 뼛속까지 스며들며 크나큰 고통을 안겨주고 있었다.
요즘같이 일거리가 없는 날에는 80%이상이 허탕만 치고 돌아간단다.
이따금 구인차량이 올 때마다 적막한 분위기를 깨고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가는 어수선한 진풍경도 연출되지만 선택받은 인부는 겨우 한두 명에 불과하다. 이들이 차량에 올라타는 순간 남아 있는 근로자들의 입가에는 한숨이 절로 새어 나온다.
이곳을 찾는 일용직 근로자들은 하루 평균 50~60명 정도. 일거리를 찾아 가는 사람은 고작 10명안밖에 불과하다. 주변의 인력사무소 중에는 칼바람 부는 현재의 인력시장을 증명한 듯 아예 문을 열지 않는 곳도 있다.
“요즘은 일감이 없어. 그렇다고 안 나올 수도 없고 그냥 답답한 마음에 나와 보는 거지 뭐.”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구직자가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옆에 있던 한 구직자는 “눈이 오면 눈 치우는 일이라도 했다”며 “요즘은 사람을 구해도 죄다 젊은 사람들만 쓰려고 하지 우리같이 나이 먹은 사람은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이곳이 3년째인 이모(55)씨는 “한 달에 반만이라도 일 했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소한 월 150만원은 벌어야 하는데 이달 들어 일한 날이 3일에 불과해 살기가 너무 버겁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나온 일용직 노동자들은 대개 나이가 50대 이상의 장년층이다. 나이가 많으면 건설회사에서 직영을 꺼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곳으로 모이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곳마저도 일 찾는 경우가 드물어 결국 근심만 안고 집으로 돌아간단다.
이렇게 선택받지 못한 인부들은 오전 8시정도가 지나서야 무거운 마음으로 어디론가 뿔 뿔히 흩어진다. 그러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발길을 돌리지 못하는 일부 근로자들은 끝내 오전 10시까지 서성거림을 반복하다 비로소 자리를 뜬다.
D인력사무소 관계자는 “일거리가 없는 것은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니지만 허탕을 치고 돌아가는 사람들을 볼 때면 늘 안쓰럽다”며 “경기회복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일하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임금 체불 큰 폭 증가 = 지역 내 임금 체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노동부 군산지청에 따르면 올해(11월말 기준) 임금 체불 사업장은 606개 사업장으로 총 1016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는 모두 2070명으로 체불액은 66억 20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07개 사업장, 749건, 1305명 60억 6000만원)에 비해 큰폭으로 증가한 수치로 어려운 국내 경기를 대변해주고 있다.
지난 6월 군산산단에 입주한 도급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 A씨는 “3개월째 일손을 놓고 있고 임금도 넉달째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까지 이런 현상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몰라 지금은 다른 직장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고 토로했다.
배정길 근로개선지도과 감독관은 “특히 신규로 군산산단에 입주한 업체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들 업체는 어려운 자금 순환으로 작업이 제때 진행이 되지 않아 집단 체불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