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을 통한 상생의 새만금’ 구호는 군산과 김제의 일련의 행동을 보면 ‘헛구호’를 넘어 ‘이웃이 맞나?’ 하는 의문이 들게 하고 있다.
새해에 들어서도 화합은 고사하고 군산과 김제는 새만금 관할권을 놓고 ‘강 대 강’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새만금 미래 김제시민연대는 세종시 행정안전부 청사 앞에서 새만금 동서도로 등에 대해 조속한 관할 결정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새만금 동서도로의 관할을 정당한 이유 없이 미루고, 이로 인한 지역 간 분쟁을 강 건너 불구경하는 행안부와 중앙분쟁조정위원회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이날 새만금 미래 김제시민연대는 “새만금 고속도로가 김제를 통과해 2호 방조제로 가는 접근로가 생기고, 만경강과 동진강 흐름에 따른 자연 경계 기준과 매립 이후 김제, 군산, 부안의 해양 접근성 형평을 고려해 김제 앞은 김제, 군산 앞은 군산, 부안 앞은 부안 관할이 가장 합리적인 관할구도”라고 주장했다.
새만금 동서도로가 김제시 진봉면 심포리에서 시작해 새만금 2호 방조제까지 연결돼 있어 시점과 종점이 모두 김제시 행정구역일 뿐만 아니라, 그간 대법원 판결에서 제시된 새만금 전체지역의 관할 구도와 중분위의 매립지 관할 결정 기준에 따르더라도 김제시 관할이 당연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같은 날 군산새만금지킴이 범시민위원회도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시민 300여 명과 김영일 의장 등 군산시의회 의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새만금 관할권 사수를 위한 집회’를 가졌다.
이래범 범시민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전북 1호 공약으로 군산·김제·부안을 하나로 통합해 메가시티를 만든다고 했지만, 지키지 않고 있다. 정부는 새만금 3개 시군이 상생할 수 있도록 새만금 메가시티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새만금 개발 본궤도 진입을 위해 새만금 3개 시군의 갈등에 대해 방관하지 말고 먼저 ‘선 개발 후 행정구역’ 결정 원칙을 명확히 하고, 새만금 기본계획 변경이 완료돼 개발이 정상화될 때까지 현재 상정된 중분위의 관할권 심의를 잠정 중단해야 한다”라고 강력하게 촉구했다.
김영일 군산시의회 의장은 “새만금은 군산시민이 함께 노력해 개발해 온 땅이다. 특히, 새만금 신항만은 군산항의 대체항으로 조성되고 있는데 김제가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라며, “군산시민 모두가 죽고자 하는 각오로 싸워 새만금을 지켜 후손들에게 당당한 군산, 미래가 있는 군산, 희망이 있는 군산을 남겨주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새만금 사업과 예산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화합을 통한 상생을 해도 모자랄 판에 두 지자체가 갈등과 대립의 모습을 지속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