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발길이 뚝 끊겼다. ‘코로나 봉쇄’가 끝난 뒤에도 여행과 출장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양국 방문객 수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은 물론이고 한중 갈등이 심각했던 2017년 사드사태와 비교해도 크게 줄었다.
승객들의 빈자리는 화물이 채웠다.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의 초저가 공습으로 최근 1~2년 새 중국발 화물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한중 간 인적 교류가 사실상 끊기다시피 한 상황에서 중국산 제품들만 무더기로 몰려오고 있는 형국이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을 살펴보면 올해 1분기 한·중 항공편 노선을 이용한 여객 수는 286만9,564명으로 팬데믹 전인 2019년 1분기(413만8,204명)에 비해서는 30.6% 감소한 규모다.
올해 1분기 한·중을 오간 항공화물은 1년 전보다 37.2% 증가한 16만6,092t에 달했다. 이는 팬데믹 전인 2019년 1분기(16만8,224t)와 맞먹는 규모다.
선박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화물량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의 중국 온라인쇼핑을 통한 해외 직접구매액은 3조2,872억원에 달했다.
이는 2022년(1조4,858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5년 전인 2019년(6,624억원)과 비교해서는 5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이러한 추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그럼 군산에서 중국 석도를 오가는 군산~석도 항로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군산~석도 항로의 경우도 여객은 크게 줄고 화물은 코로나 전 수준의 실적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산~중국 석도 항로의 경우 지난해 8월 코로나 여파로 중지됐던 군산~중국 석도(스다오) 간 여객 운항이 3년 6개월 만에 재개됐다.
군산~석도 항로는 중국의 입국 봉쇄조치 등으로 지난 2020년 2월부터 운항 선박과 횟수를 절반으로 축소했다.
당초 2만톤급 카페리 2척이 주 6항차로 운항해 왔지만 코로나 사태가 확산하면서 1척(주 3항차)으로 여객은 태우지 않고 컨테이너 화물만 운송되다가 지난해 8월부터 여객 운항도 재개된 것이다.
군산시에 따르면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 한 해 동안 입항 17만5,398명, 출항 17만6,969명으로 총 35만2,367명의 여객이 승선했다.
화물도 2019년 입항 2만5,070, 출항 2만5,596TEU로 총 5만666TEU 수송실적을 보였다.
그러나 여객은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2020년 입항 9,925명, 출항 9,212명, 1만9,137명으로 크게 줄었고 2021년, 2022년도에는 단 한 명의 여객 운항이 없었다.
이후 지난해 8월 여객 운항이 재개되면서 2023년에는 입항 1만765명, 출항 1만891명 등 총 2만1,656명이 승선했으며 올해 1분기인 3월 말 기준 입항 6,685명, 출항 6,379명 등 총 1만3,064명이 이용했다.
1분기 이용여객 수준이 이어질 경우 올해 여객 운항은 6만여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돼 지난 2019년 35만여 명에 비해 1/5수준의 여객수송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반해 화물 운송은 2019년 입출항을 합해 총 5만6,66TEU가 오갔으며 2020년 코로나로 4만2,435TEU로 다소 줄었으나 2021년 5만1,108, 2022년 5만1,187, 2023년 5만1,085TEU 등 꾸준함을 보이고 있다.
여객 수가 크게 줄었는데도 화물량이 빠르게 회복한 것은 국내에서 중국 전자상거래를 이용하는 고객 수가 급증한 영향이 크다.
군산항의 경우 지난 2018년 6,000건에 불과했던 특송화물 반입량이 현재는 100만 건(지난해 115만600건)을 넘어선 상황이다.
그동안 군산항에 자체 특송장이 없다 보니 통관절차를 위해 특송화물을 평택항이나 인천항 등으로 보내야만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했다.
중국에서 오는 특송화물이 늘어남에 따라 지난달 30일 군산항 특송물류센터가 인천. 평택. 부산항에 이어 국내 4번째로 정식 개장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여객의 경우 지난 2019년 항차당 1,000명에서 지금은 200~250여 명으로 줄어들었으나 시간이 지나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화물은 중국과의 전자상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겸 석도국제훼리 대표는 “여객 이용객은 코로나 이전 2019년 전과 비교해 절반도 되지 않고 전쟁 등의 여파로 인해 물가도 많이 오르고 전자상거래 택배 물량 증가는 세계적 추세라 반영되는 것 같다”며 “앞으로 여객이용객도 좀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