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부터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을 때는 신분증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건강보험 본인확인 의무화 제도’가 시행됐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 명의로 건강보험을 대여·도용하는 부정수급을 차단하려는 목적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22년까지 건강보험 도용 사례가 4만4,000여건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이번 본인확인 의무화 제도로 인해 신분증이 없으면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못해 진료비 전액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이런 내용의 건강보험 본인확인 의무화 제도 시행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 병·의원 현장 곳곳에서는 혼란이 발생했다.
제도를 미리 알지 못한 환자들은 신분증이 없어 신분증을 요구하는 병원측 관계자들간에 가벼운 실랑이 모습도 보였다.
신분증의 대안으로 모바일 건강보험증을 급하게 내려받기도 했지만 모바일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방법을 몰라 답답해했다.
특히 일부 병원에서는 아예 신분확인 앱 설치가 안된 곳도 있어 ‘건강보험 본인확인 의무화 제도’가 확실히 정착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병원은 어려움도 호소했다. 수년간 같은 증상으로 약 처방을 위해 지속적으로 내원하는 환자의 경우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았는데 신분증을 요구하는 것이 나름대로 어려운 점이 크다는 입장도 있었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오랜 기간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신분증이 없으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며 설명하고 보험 혜택이 없음을 이해시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이다.
대부분 병원마다 직원들은 “신분증 갖고 오셨느냐”고 연신 물어봤고 제도에 대해 설명하느라 시간을 썼다.
환자들은 “오늘부터냐”, “안 가져왔는데 어떡하냐” 등으로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일부 환자들은 차와 집에 있는 신분증을 가져오기 위해 급하게 병원을 나서기도 했다.
실물 신분증이 없을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 앱을 통해 모바일 건강보험증을 이용할 수 있으나 어르신의 경우 신분확인에 어려움을 겪었고, 일부 병원은 앱조차 없어 어려움이 더 커지기도 하는 헤프닝도 있었다.
이는 핸드폰을 통한 신분확인이 용이해 신분증을 거의 소지하지 않고 생활하는 20~30대도 병원이 앱 설치가 안 된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성낙영 군산시보건소장은 “아직까지 의료기관 신분증 관련, 불편 사항은 접수되지 않았지만 건강보험 본인확인 제도가 이제 막 시작된 만큼 내원한 환자나 병원 측 모두 애로점이 있을 것이다”며 “시민들이 의료기관을 찾을 시 반드시 신분증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시킬 수 있도록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