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지난 15일 찾은 나운동의 한 공인 중개업소.
중개업소 유리창에 붙은 안내 포스터에는 급매물과 월세라는 단어만 있었을 뿐 어디에도 전세라는 안내 포스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곳 공인중개사는 ‘전세’라는 말을 꺼내자마자 ‘물건 자체가 없다’며 손사래부터 쳤다.
공인중개사 박귀석(스카이부동산)씨는 “간혹 전세가 나오기라도 하면 불과 몇시간도 안돼 금방 나갈 정도로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이마저도 기존 전세계약자가 그대로 눌러 앉는 바람에 새로이 들어오려는 사람들은 물건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세 물건 중 가장 인기가 높은 79m²(24평형) 아파트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많게는 100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 오른 상태”라며 “이마저도 나온 물건이 없어 거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은 다른 중개업소도 마찬가지. 전세를 찾는 사람들은 줄을 서고 있지만 제대로 된 물건이 없다보니 허탕만 치고 가는 사람만 늘고 있는 추세다.
전세대란으로 인해 조금이라도 돈을 모아 집을 장만하려는 서민들, 신혼집을 못 구하고 있는 예비부부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전세 물량이 없어 월세로 살아야 하는 경우 집 장만의 꿈은 더욱 멀어지기 때문에 요즘 절로 한숨만 나온다는 게 이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대부분의 중개공인 중개사들은 “매물이 없다보니 우선 월세를 살다가 전세로 돌리는 방법 밖에 없다”며 “아니면 차라리 대출을 좀더 받아 집을 사는 경우가 낫다”고 설명한다.
그도 그럴것이 매매가격 대비 전세금이 70~80%까지 올랐기 때문에 별 차이가 나지 않는 다는 것.
실제 지난해만도 전세를 살고 있던 김모(35)씨는 최근 대출을 받아 어렵게 집을 마련한 케이스다.
전세금과 매매가격이 별 차이가 없다보니 좀 부담은 되더라도 매매로 갈아탄 것이 오히려 낫다는 게 김씨의 판단이다.
서울과 수도권을 넘어 군산도 전세난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1년새에 30%가량 오른 가격에도 괜찮은 물건을 찾기는 쉽지 않다.
수송동과 나운동 지역의 시세는 102~108㎡ 기준 보통 7000~8000만원 이상으로 비싼 편이지만 물건은 이미 동난 상태다.
부동산 업자들은 “최근 물건이 없어 전세계약을 체결한 적이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상명부동산 이영희 공인 중개사는 “지금은 전세 구하기 전쟁일 뿐 아니라 매매도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월세를 택하는 경우도 늘었다. 나운동 한 공인중개사는 “집주인들이 월세로 돌리는 경향이 많아 이사가 급한 세입자들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집값이 비교적 싼 변두리 지역으로 이사를 고민하는 사람도 많다.
현재 나운동에 사는 이모(40)씨는 “전셋값이 너무 올라 소룡동이나 조촌동 쪽으로 장소를 알아보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물량이 없어 애를 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전셋값 급등으로 월세와 전세를 합치는 신풍속도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실수요가 많은 66~99㎡형대의 경우 인상될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보증부 월세’가 수도권 지역에서는 이미 유행을 타고 있는 것.
한 공인중개사는 “연초부터 전세난으로 전국 전역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대다수의 수요자들이 여전히 매수나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고 있어서다”라며 “매매시장이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세난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