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치형 시설물은 풀섶으로 가득차 한 걸음도 내디딜 틈이 없고 임피역과 증기기관차 역사에 대한 설명을 알기쉽게 설명한 안내표지판 바닥에도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있다.
일제 식민지 호남평야의 곡물을 일본으로 실어 보내야만 했던 교통요충지 역할을 하며 수탈의 아픔을 품고 있는 임피역 주변이 관리 소홀로 관광객과 방문객에게 군산의 부끄러운 장소가 되고 있다.
군산시가 나서 임피역을 관광자원화한다며 많은 예산을 들여 각종 시설물을 설치하고 정작 관리가 전혀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임피면 술산리에 자리한 아픈 역사가 살아 숨쉬고 있는 간이역 임피 폐역.
1912년에 완공돼 일제강점기 전라남북도 농산물을 군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반출하는 중요 교통요충지로서 수탈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역이다.
일본의 식량공급 기지 역할과 일본인 상권확대를 위해 개통됐던 임피역 일본 철도경영자들은 조선인들 이용요금을 당시 쌀 두 되 값으로 비싸게 적용해 조선인들은 임피에서 군산까지 걸어다녔다고 한다.
당시 농촌지역 소규모 간이역의 전형적 건축형식과 기법을 잘 보여주면서 서양과 동북아시아 가옥양식을 결합해 가치를 인정받은 임피역은 원형 또한 잘 보존돼 있어 건축적, 철도 역사적 가치가 높은 건물로 평가 받아 2005년 등록문화재 제208호로 지정됐다.
임피역은 1995년 4월1일 배치 간이역으로 격하됐고 2005년 3월 화물 취급이 중지됐으며 2020년 12월10일 군산~익산 간 선로 이설작업과 함께 그 기능을 상실하면서 폐역이 됐다.
이렇게 임피역에서는 달리는 기차는 볼 수 없지만 당시 달렸던 새마을호 객차 2량을 옮겨둬 객차전시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군산시는 이곳을 관광자원화 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해 객차전시관, 방축공원, 시실리 광장을 조성하고 재래식 화장실, 우물터, 오포대 등을 만들고 임피 출신 채만식 소설가의 작품과 연계해 방문객과 관광객들의 시선을 멈추게 한다.
특히 새만금 탁류 문학여행 팸투어를 즐기는 관광객들은 임피역과 임피향교를 빠트리지 않고 들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1일 방문한 임피역 주변 모습은 사람 손길 한 곳 닿지 않는 것처럼 그야말로 흉물스러운 모습이다.
시설물마다 무성하게 자란 잡초들과 각종 오물과 가득 자라있는 풀섶으로 뒤덮은 벤치 등.
이런 모습에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빨리 그곳을 뜨게 하고 싶은 모습이었다.
군산시민 A(68)씨는 “군산시가 많은 예산을 들여 역사적 시설물을 만들어 놓고도 방치하는 것은 역사의식도 전혀 없고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아픈 과거는 절대 잊으면 않되는데 역사가 살아 숨쉬는 이런 장소는 특별히 더 사후 관리가 더 중요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관광객 B(52)씨는 “올여름 휴가지로 군산여행을 결정하고 아이들과 함께 임피역도 들러 봤는데 역사적 가치로서도 훌륭한 곳이다는 생각이 든다”며 “폭염에도 불구하고 휴가차 들렀지만 여러 시설물들이 사람 손길이 닿은 지 오래돼 있고 방치돼 있는 모습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일제강점기 서민의 애환과 수탈의 아픔을 간직한 군산 임피역.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살아 숨쉬고 있는 임피역을 잘 활용하고 관리해 관광수입도 벌어들이고 역사적 교육의 장으로도 이용하면 어떨까?
한편, 군산지역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각종 시설물을 설치하지만 사후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