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지난 5일 서초등학교 급식실. 점심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학생들이 급식실로 우르르 몰려왔다. 배식대 앞에 줄 선 학생들의 식판에는 자장밥과 새우 아욱국, 오이봄나물 무침, 모듬 탕수육 반찬이 놓여있었다.
언뜻 보기에도 학생들의 입맛을 돋우는 반찬이 나오자 학생들도 크게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이 학교가 물가 상승이라는 복병을 만난 가운데에서도 이 같이 알찬 반찬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운영비와 인건비를 최대한 줄여서 식품비에 반영했기 때문. 더욱이 학교와 급식업체가 미리 계약을 해 식자재가 그나마 확보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앞으로도 물가 상승이 멈추지 않을 경우 고기반찬은 물론 고급재료를 줄일 수 밖에 없다는 게 이곳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곳 영양 교사는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지만 그렇다고 아이들이 먹는 식단을 함부로 짤 수 없는 노릇이어서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 상승과 구제역 파동 등이 겹치면서 물가가 큰 폭으로 치솟는 바람에 학교 급식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돼지고기·쇠고기 값이 급등하면서 일부 학교는 메뉴에 이 같은 품목을 넣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초등학교 영양교사는 “가능하면 육류를 빼는 대신 생선을 식단에 넣고 있다”며 “급식 예산에 맞추려면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원은 한정되고 물가는 계속 오르게 되면 결국 아이들의 식단을 맞추기 위해 비교적 저렴한 수입산 농산물 등에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한 초등학교가 마련한 올 3월 식단을 작년 3월과 비교해보면 돼지고기가 들어간 반찬 횟수가 크게 차이가 나는 등 변화된 식단을 엿볼 수 있었다.
한 끼당 단가가 2000원으로 각 학교마다 대체로 지난해보다 150~200만원 정도 올랐지만 일부 식자재 값은 두 배 이상 올랐기 때문에 제대로 된 급식을 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
학생들의 식단 부실화가 우려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상급식 도입으로 학교에 지원되는 급식 예산이 고정돼 있는 데다 교육청이나 지자체 차원에서 추가로 급식비 지원을 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어서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
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성장기 학생들에게 필요한 영양분이 골고루 들어간 알찬 식단을 짜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게 영양교사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무상급식을 반기면서도 상당수 학모들도 이 같은 상황을 염려하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이미영(35)씨는 “한정된 예산 때문에 급식의 질이 떨어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학교 급식은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식사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은 “우선 학교에서는 여건이 힘들더라도 아이들에게 질 좋고 안전한 급식을 계속 제공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우고 시행해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학부모가 급식비를 부담하는 중·고교 급식수준은 사정이 좀 낫다.
일부 학교인 경우 물가 인상에 따른 학교운영위원회를 소집, 학부모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급식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급식 단가를 올리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교 관계자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급식비를 늘릴 수 밖에 없다”며 “학부모들의 경제적인 부담은 늘어나겠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일선 학교 영양교사들도 “식자재 가격은 폭등하는데 예산에는 한정이 있다”며 “이대로 가면 친환경 재료는 물론 축산물이 빠진 식단이 편성될 수 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뜻있는 학부모들은 “물가 변동사항을 끊임없이 점검하면서 육류 등을 대신할 수 있는 다양한 식재료를 통해 균형잡힌 식단을 개발해야 한다”며 “특히 한정된 예산으로 식단을 짜다보면 학생들이 먹는 급식의 질이 떨어지거나 불량 재료를 쓸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무상급식이 지난 2일부터 전국 5700여개 초중고에서 시작됐다.
군산지역은 무녀도, 비안도, 신시도, 어청도 초등학교를 제외한 50개 초등학교에서 일제 무상급식이 진행되고 있다. 섬지역 학교는 무상급식 대신 급식비가 따로 지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