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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로 채솟값 ‘껑충’, 추석 대목 사라지나

과일값 지난해보다 내려…한돈 약간 오르고 한우 그대로

생선 등 해산물 가격도 비슷…체감 물가 여전히 불안정

황진 기자(1004gunsan@naver.com)2024-09-09 10:10:38 2024.09.09 10:09:24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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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을 앞두고 전통시장을 찾았지만 아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둔 지난 4일 군산공설시장은 찾은 주부 이 모 씨(62세‧나운동)는 채소를 고르면서 혀를 내둘렀다. 이 씨는 “대형마트보다는 가격이 저렴할 것이란 생각에 찾았는데 오늘 시장을 둘러보니 물가가 오른 게 체감된다”고 말했다.

 

 연신 채소를 들었나 놨다 하던 주부 박 모 씨(44세‧수송동) 역시 “추석 차례상 준비 전 전통시장을 찾았는데 채소류는 가격이 올랐더라. 그나마 과일 가격은 지난해보다 내려간 것 같아 다행이다”고 말했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푸념이 절로 나오는 요즘이다. 특히 유독 잦은 폭우와 긴 폭염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채솟값이 껑충 뛰었다. 추석 명절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장을 보러 온 주부들은 지갑을 선뜻 열기가 부담스러운 눈치다. 물건을 판매하는 시장 상인들도 빈손으로 지나치는 손님에 울상이다.

 

 실제 본지가 이날 공설시장과 신영시장, 역전종합시장을 방문한 결과, 신영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 중인 A씨는 “지난해 가시오이는 3개 2,000원, 무는 1개 2,000~3,000원이었지만 올해 가시오이는 1개 1,000원, 무는 1개 4,000원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심지어 또 다른 상인 B씨는 “여름철 고온에 취약한 상추의 경우 현재 1상자에 7만원대로 찾는 손님들이 없어 아예 꺼내놓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추석에 빠질 수 없는 과일은 어떠한가. 지난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금(金)사과’는 없을 전망이다. 공설시장에서 과일 장사를 하는 C씨는 “지난해 사과 5kg 1상자와 배 7.5kg 1상자를 5만원에 팔았지만, 올해는 3만5,000원에 팔고 있다”면서 “사실 한동안 사과가 너무 비싸지 않았냐. 작황 개선으로 사과나 배의 가격이 내려간 것이 맞다”고 전했다.

 

 정육점에서 확인한 축산물 가격은 조금 오르거나 비슷했다. 한돈은 지난해보다 1,000~2,000원가량 올랐으며 한우는 지난해와 비슷하다는 게 상인의 설명. 돼지고기 앞다리 1근에 8,000원, 오삼겹 1근 1만4,000원이었다. 소고기 국거리 1근은 2만원에 팔렸다.

 

 생선 등 해산물 가격도 마찬가지. 길이 20cm가량의 조기 가격을 묻자 상인 D씨는 “지난해 5마리에 1만원이었지만, 올해는 3~4마리에 1만원이다”며 가격이 올랐다고 하소연했다. 반대로 또 다른 상인 E씨는 “생선류는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날 둘러본 시장의 체감 물가는 추석을 코앞에 두고도 여전히 불안정했다. 더군다나 직접 만난 대다수 상인은 “이미 지난해도 물가가 많이 오르지 않았냐. 아직은 그나마 괜찮은 편이긴 한데 추석이 가까이 오면 가격이 더 오를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상인들은 ‘명절 대목이 사라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 상인은 “지금도 보면 알겠지만 찾는 손님이 없는데 추석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성큼 다가온 만큼 제수용품과 선물을 사려는 손님들의 발걸음은 늘어나고 있지만 상인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또 차례상 비용을 걱정하는 소비자들의 시름도 더욱 깊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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