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폭염으로 인해 배추가 타들어 가 농심을 울리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9월 폭염에 비까지 내리지 않아 ‘김장대란’마저 우려되고 있다.
“평생 이런 일은 처음이다. 35도의 폭염도, 배추가 9월에 타죽는 것도 처음 봤다”
“8월 말 200포기의 배추 모종을 사서 밭에 심었지만 절반정도가 말라죽어 80포기를 다시 심었는데 40포기가 죽어 구 군산역 주변의 종묘상들을 찾았으나 품귀현상으로 배추모종이 없었다”
“배추 모종을 살리기 위해 계속 물을 공급해줬으나 폭염에 절반 정도가 말라죽었다”
수십 년간 농사를 지어온 A씨는 폭염으로 인한 올해 배추 농사에 대한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실제로 추석 명절을 일주일 앞둔 지난 10일 전북 도내는 관측 사상 처음으로 9월에 폭염경보가 발효되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0일 낮 고창은 37.2도, 전주도 36도, 김제 36.7도 등 35도를 훌쩍 뛰어넘는 기온을 보였다.
이러한 고온의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농사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올여름 고온으로 인한 고랭지배추의 생산 차질로 금배추라는 가격상승을 보였고 한국인의 영원한 반찬인 김장배추 재배에도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다행이 군산지역은 익산시, 김제시, 정읍시 등에 비해 배추농사를 전문적으로 하는 농가가 적지만 김장을 위한 농가들과 텃밭용 배추재배에 어려움이 커졌다.
군산공설시장 주변 종묘상인도 “수 십 년 동안 종묘상을 운영했지만 올해처럼 배추 모종을 수차례에 걸쳐 요청하는 농민들이 많은 적은 없었다”며 “판매할 배추 모종이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또 “배추가 말라 죽는 것이 전국적인 현상으로 알고 있다”며 “더위가 지속되거나 비가 오지 않는 등 이상기후가 계속되면 김장 대란이 올 것이다”고 단언했다.
배추 모종을 다시 심을 수 있는 시기는 9월 중순까지로 정식 시기도 지나 지금도 비싼 배추 값이 올겨울에는 더 폭등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군산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9월까지 폭염이 지속되면서 정식한 배추 모종이 말라 죽는 현상이 나오고 있는 건 사실이다”며 “그러나 배추 심는 시기를 늦추는 것은 나중 서리 등으로 배추 크기가 작아지는 등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어 농가들의 어려움이 클 것이고 올해 배추 생산량은 당연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군산 관내에는 노지 700농가 60ha와 시설 21농가 13ha로 721농가에서 배추를 부업식으로 재배하고 있고 양배추의 경우 소형 양배추를 포함해 25농가에 23.6농가가 있다. <박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