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버스를 캠핑카로 개조해 공영주차장에 장기간 주차하거나 상가 손님들을 위한 주차장이 캠핑카 주차장이 돼버렸다.
지난 7월 개정된 자동차 관리법에 따라 공영주차장에 장기주차 돼 있는 캠핑카 등을 견인 조치할 수 있게 됐으나 공영주차장의 장기주차 행위는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7월 10일 ‘한 달’ 넘게 방치된 차량에 대해 지자체가 이동 명령을 내리거나 견인할 수 있도록 하는 주차장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그러나 견인을 위해서는 장기주차를 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데 CCTV 등 장비와 인력 등이 전혀 마련되지 않아 대도시 등의 특정지역에 대한 법 개정으로 소규모 지자체와는 현실적으로 크게 와닿지 않는 실효성이 없는 법 개정이기 때문이다.
군산의 경우 미장지구 일부 공영주차장과 비응도 공영주차장 등에 여전히 장기주차하고 있는 캠핑카 등이 여전히 많다. 다만, 미장지구의 경우 개발이 되고 있지 않아 크게 민원이 제기되지는 않고 있다.
법 시행 이후 2개월이 지났지만 실제로 캠핑카 등의 대형차량을 가장 많이 주차하고 있는 미장지구 등을 비롯해 군산 관내에서 장기주차로 견인조치를 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설사 민원이 제기된다 해도 개정된 법이 한 달 이상 장기주차로 정해져 차량소유자가 옆 주차면으로 차량을 이동할 경우 다시 한 달을 주차할 수 있다.
더욱이 한 달 이상 주차를 하더라도 이를 입증하려면 CCTV와 주차관제기를 설치해 확인하거나 담당자가 매일 한 달 동안 직접 확인해야 한다.
CCTV와 주차관제기를 설치하려면 예산이 필요하고 행정공무원이 매일 주차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군산시 관계자는 “법 제정이 지난 2020년으로 그전에 등록된 차량은 아예 차고지 증명이 필요 없어 견인에 어려움이 뒤따른다”고 토로했다.
한 달 이상 장기주차가 입증돼 견인이 되더라도 견인 장비와 차량을 보관할 장소조차 없는 실정이다.
또 일방적으로 장기주차를 이유로 견인조치를 하는 것도 캠핑카 차주들의 입장에서는 캠핑카 전용 주차장 등 대안을 요구할 수 있어 또 하나의 민원이 될 수 있다.
서울과 수도권의 일부 지자체처럼 주차장을 유료화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공영주차장의 유료화는 일반 시민에게 경제적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명 ‘알박기’ 차량에 대한 현실성 있는 단속방안 마련과 함께 캠핑카 차고지 확보 의무 확대 적용, 전용 주차장 설치 등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군산지역은 아직 공영주차장의 장기주차문제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적은 없다”며 “타 지역 사례를 감안해 정부 공모 등을 통해 외곽지역에 캠핑카 전용 주차장 마련 사항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주차장법 개정에 따라 이달 20일부터 시행된 주차장 캠핑, 취사, 야영행위에 대해 5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만큼 계도기간을 거쳐 단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