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현장에서 민심을 듣고, 도정의 답을 찾기 위해 시군 방문길에 오른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군산시를 4일 방문했지만 새만금신항만 자문위원회 회의결과 비공개와 관련 시민과의 대화과정에서 김지사와 시의회 의원간 고성이 오가며 결국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끝을 맺었다.
지난 3일 전주시를 시작으로 세 번째 방문지로 군산을 찾은 김 지사는 군산시 역점·주요현안 업무보고를 통해 지역 분위기와 여론을 경청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신년대화는 군산시청 대강당에서 진행됐으며 강임준 시장을 비롯해 문승우 특별자치도의회 의장, 기관단체장, 시민 500여명 등이 참여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번 도민과의 대화에서 ‘도전경성의 초심, 도민약속의 실천 초지일관’이라는 주제로 도정 운영방향에 대한 특강과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특히, 군산시는 이번 도민과의 대화에 지역 핵심 현안인 군산항·군산새만금 신항 원포트(One-Port) 지정 관련 내용을 도에 건의했다.
질의자로 나선 서은식 시의원은 “자문위원회에서 새만금신항을 군산항과 원포트로 지정하는 것이 타당하는 결론을 낸 것이 맞는가”라는 질문에 이어 “전북특별자치도는 자문위원회의 결과를 해수부 추가요청 없이 자체적으로 제출할 계획이 있는지와 공개할 계획이 있다면 공개 시점이 언제인지 명확히 밝혀달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김관영 도지사는 “현재 새만금신항이 관할권 분쟁의 대상으로 돼 있지 않지만 훗날 분쟁의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원포트 또는 투포트의 운영방식이 군산과 김제의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무역항 지정을 위한 중앙항만정책심의회가 개시되면 시기에 맞춰 자문위원회에 결과를 보내겠다”는 답변이었다.
그간 새만금관할권 사수를 위해 애써온 새만금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영일 의원도 "군산의 미래가 달린 새만금신항만은 군산의 중차대한 사안인데 김관영 도지사는 해수부에만 떠넘긴다"며 "현행 항만법상 자치단체의 이해관계 발생 시 도지사에게 물을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며 명확한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김영일 위원장은 새만금신항 자문위원회 회의결과를 은폐하지 말고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자 김 도지사는 은폐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질문을 하자 김 지사는 "서은식 의원이 말씀하신 것과 반복되니 여기서 그만하시고 차후 시의원님들과 간담회를 합시다" 라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도지사님 의견 받아서 마무리할테니 최소한 군산시민들에게는 거짓말 하면 안된다"고 말하자 김 지사도 발끈하며 "어떻게 그렇게 말씀하시냐, 이 양반이, 무슨 거짓말을 해요?" 라며 험악한 분위기가 고조됐다.
김 위원장은 "도지사 당신 똑바로 해", "도지사가 그리 무능하십니까", 김 지사는 "무슨 무능해! 당신이 무능하지" 등의 이런식의 대화가 군산시민들이 듣고 있는 현장에서 마이크가 켜진 상태로 몇분간 이어졌다.
이렇게 막말 수준과 고성이 오고가자 김 지사의 시민과의 대화는 서둘러 마무리됐다.
이날 참석한 시민 A씨는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이런 공식석상에서 서로 격한 감정싸움을 하는 것은 리더자들의 모습이 아니다"며 "많이 실망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전북도와 군산출신 김관영 지사는 좀 더 형평성 있는 행정을 펼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시민과의 대화가 이렇듯 파행으로 서둘러 끝을 맺자 준비된 만찬도 결국 취소됐으며 향후 민심의 향방이 어떨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