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6년 개항을 목표로 건설중인 새만금신항이 군산항과 통합된 항만으로 보완해가며 성장할 수 있는 ‘원포트’ 방식 국가무역항으로 운영된다.
해양수산부는 2일 오후 2시 대회의실에서 군산시와 김제시, 전북도 담당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항만정책심의회를 열고 새만금신항 항만 지정 방안을 논의한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표면적으로는 새만금신항은 군산항 대체항으로서 의미를 갖게 되며 그간 항만운영 방식과 관련 첨예하게 대립해 오던 군산시와 김제시 갈등 양상은 일부 일단락짓게 된듯 보인다.
앞서 새만금신항 운영방식을 놓고 군산시는 기존 군산항과 통합 관리하는 ‘원포트’ 방식을, 김제시는 신규항만으로 독립 지정(투포트)을 요구하며 갈등을 빚었다.
다만, 두 항만을 통칭하는 광역항만 명칭은 ‘새만금항’으로 결정됐다. 군산은 원포트 운영방식과 함께 명칭에 ‘군산’ 지명이 반영되길 원했으나 최종적으로는 제외됐다.
이는 해수부가 군산시와 김제시가 새만금신항 운영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어온 데다 새만금신항 방파제와 남북도로 관할권 분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특정 지역 명칭 부여가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온다.
이에 일부 지역사회에서는 '군산 이 빠진 '새만금항''은 의미없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군산시는 새만금신항이 군산항과 통합 운영되면서 항만운영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군산항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토사 퇴적문제로 인한 항만 기능 저하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으며 이는 물동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군산항이 차지하는 물동량 비중은 국내 전체 해상 물동량 가운데 2%에도 미치지 못하는 고작 1.39%로 전국 14개 국가관리 무역항 가운데 11번째에 불과하다.
이런 현실에서 새만금신항의 운영방식이 투포트로 운영된다면 두 항만이 경쟁 관계로 군산항은 물론 새만금신항 운영 차질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같은 권역에 두 개의 항만이 별도로 운영될 경우 중복 투자로 인한 예산낭비는 물론 화물 유치 경쟁으로 효율적 운영이 되지 않아 항만으로서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중국 저장성의 닝보-저우산항 통합, 허베이성 항만통합과 싱가포르의 투아스 메가항 통합사례에서 보듯 항만통합으로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경쟁력 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내에서도 부산 북항과 신항, 여수항과 광양항, 진해항과 마산항, 인천 내항과 신항이 통합해 항만 경쟁력을 강화하고 항만의 지속가능성과 효율성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간 군산시의회 새만금특별위원회(위원장 김영일)는 군산새만금지킴이 범시민위원회, 군산시 어촌계, 전북서부항운노조, 군산항발전협의회 등 시민들과 함께 대규모 집회와 범시민 서명운동, 결의대회 등을 통해 군산항과 새만금신항의 원포트 운영을 촉구해왔다.
또한, 지난 29일 정부 세종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새만금신항과 군산항은 하나다’고 수없이 외치며 통합운영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 김제시는 지난 3월 19일 진행될 예정이었던 새만금특별지방자치단체 합동 추진단 구성을 위한 협약식에도 결국 불참, 바다까지 빼앗아가려는 지역 소이기주의라는 비판을 거세게 받아왔다.
군산시민 A씨는 “해수부의 원포트 방식 결정은 너무도 당연한 결과라 생각한다”며 “당연한 사안을 놓고 김제시 욕심 때문에 갈등을 빚어온 게 너무 소모적이었으며 동서도로와 수변도시 관할권도 빼앗기면서 약올랐는데 항만운영방식은 환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126년간 명맥을 이어온 군산항의 이름이 빠진건 이해할수 없다"며 "원포트운영으로 결정됐지만 마냥 좋아할일만은 아닌것 같다고 밝혔다.
김영일 새만금특위 위원장은 “이번 결정은 군산항과 새만금신항의 지리적‧기능적 연계를 정확히 반영한 합리적 결정이다”면서 “통합항 명칭이 ‘군산항’이 아닌 ‘새만금항’으로 정해진 것은 아쉬움이 남으나 그럼에도 ‘새만금항’이라는 명칭이 향후 전북 전체 통합항만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길 기대하겠다”고 전했다.
군산시도 해수부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이로써 군산항은 전북도 내 항만 발전과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제2 도약의 발판을 만들게 됐다”며 “항만기본계획을 통합 수립해 적정한 시설 수요 예측과 항만 기능 재조정이 가능하고 항만을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해 물동량 유치 경쟁을 방지하는 한편, 항만별 특화 방안을 수립해 신규 물동량 유치로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시민 B씨는 "126년 군산항의 위상을 포기하고 새만금항으로 명칭이 변경되고 이를 브랜드화한다는건 말이 안된다"며 "세계적인 군산항 이름을 지우고 새만금항으로 이름을 바꾸는데 이를 환영한다는건 말이 안되고 군산정치권은 김제 이원택의원에게 결국 진거 아니냐"고 격분했다.
해수부는 새만금신항 원포트 무역항 지정에 따른 후속 행정절차로 항만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무역항 지정 결과를 항만기본계획에 고시할 예정이다.
한편, 새만금신항 원포트 지정과 함께 '새만금항'으로 명칭변경으로 차후 행안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의 관할권 결정이 남아있어 갈등의 불씨가 또 다른 양상으로 어떻게 재점화될지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