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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생명을 구하는 속을 꺾는 사회, 우리는 안전한가

이병생 군산소방서 대응예방과 소방장

군산신문2026-07-22 10:42:35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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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생 군산소방서 대응예방과 소방장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는 많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 장면이 나온다만취한 환자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여성 구급대원이 결국 뇌사에 이르고 장기기증으로 마지막 생명을 나눈 뒤 세상을 떠나는 이야기다.

  

피를 흘리며 쓰러진 구급대원의 모습과 남겨진 가족들의 모습을 보며 많은 이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나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잔인한 진실이 있다. 이 장면은 결코 드라마 속 장면이 아닌 대한민국에서 반복되고 있는 현실이라는 점이다.

  

소방청의 최근 6년간 ‘119구급대원 폭행 피해 현황에 따르면 구급대원 폭행은 2020196, 2021248, 2022287, 2023249, 2024269건으로 매년 수백 건씩 발생하고 있다.

  

이틀에 한 번꼴로 시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출동한 구급대원이 오히려 폭력의 피해자가 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폭행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은 좁고 밀폐된 구급차 내부다.

  

폭력이 시작되면 몸을 피할 공간조차 없고 경찰이 도착하기 전까지 속수무책으로 폭행을 견뎌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시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출동한 구급대원이 정작 자신의 안전은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가해자들은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 “홧김에 그랬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지만 그 뒤에 남겨진 구급대원들은 육체적 상처뿐 아니라 극심한 정신적 트라우마와 무력감에 시달린다.

  

구급대원을 향한 폭행은 단순히 개인 간 폭력 사건이 아니다. 출동한 구급대원이 현장에서 폭행을 당하거나 업무 수행이 불가능해지는 순간, 또 다른 생명의 골든타임도 함께 위협받는다.

  

결국 구급대원을 향한 주먹은 한 사람만을 향하는 것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응급의료 안전망을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인 것이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구급대원 안전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더욱 강화해야한다.

  

또한, 주취자 관리 역시 지자체와 의료기관이 함께 책임지는 통합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 누구도 타인의 생명을 구한다는 숭고한 사명감의 대가로 폭력을 감내해서는 안 된다.

  

오늘도 좁은 구급차 안에서 시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묵묵히 폭력을 견뎌내고 있을 구급대원들, 이제는 사회가 그들의 안전한 방패가 돼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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