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농지 전수조사에 대한 농민들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군산에서도 6만9,000여 필지에 대한 전수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군산지역은 현재까지 큰 마찰이나 집단 반발은 없지만 이행강제금과 관행적 임대차, 휴경 등을 둘러싼 문의는 심층조사 이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산시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농지법이 시행된 1996년 이후 취득한 농지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1996년 이전 취득 농지는 2027년 조사 대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전국적으로 기본조사와 심층조사를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시는 지난 5월 행정자료와 농지대장, 토지대장, 위성사진 등을 활용한 기본조사를 거쳐 현장 확인이 필요한 농지를 추려냈다.
현장 확인이 필요한 농지는 약 2만8,000필지이며, 기본조사에서 불법 임대차나 휴경, 불법 전용 등이 의심돼 심층조사 대상에 포함된 농지까지 합치면 약 3만9,000필지에 대한 현장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심층조사는 약 15%가량 진행됐으며, 시는 오는 11월 말까지 조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는 휴경 농지나 농지법 위반 농지의 정확한 규모를 산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위성사진만으로는 실제 농지 이용 형태나 시설 내부의 형질변경 여부 등을 확인하기 어려워 현장조사와 소명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조사 과정에서 확인되는 주요 위반 의심 유형은 불법 임대차, 농지 소유 상한 위반, 불법 형질변경, 무단 휴경, 농지 불법 전용 등이다.
특히, 시가 현장에서 우려하는 부분은 단순한 휴경이나 임대차보다 농지에 대한 무단 형질변경이나 시설 설치다.
농사를 짓기 위해 농지 일부에 콘크리트를 타설하거나, 필요한 창고를 농지전용 허가나 신고 없이 설치하는 등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진 행위가 확인될 경우 원상회복 등 조치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농지에 형질변경이 이뤄지면 원칙적으로 전용 허가나 신고 등 절차가 필요한데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진 부분들이 확인될 경우 농민 입장에서는 철거 비용과 행정절차, 재설치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이 부분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고령이나 질병 등으로 직접 농사를 짓기 어려운 농지라고 해서 무조건 처분명령이 내려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임대차가 허용될 수 있으며, 농지은행을 통한 합법적인 임대차 등으로 농지를 관리하는 방법도 안내하고 있다.
실제 농식품부도 지난달 21일 당정협의를 통해 고령·상속 등 투기 목적과 관계없는 관행적 위반에 대해서는 처분보다 정상화·양성화하는 방향의 후속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휴경이나 임대차 위반이 확인되더라도 명백한 투기 사례가 아니라면 우선 자진 정비기간을 부여하고, 정비가 어려운 경우 농지은행에 임대 또는 관리를 위탁해 처분을 유예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농업용·공공시설 등 기존에 전용 허가나 신고 절차를 거쳤다면 농지에 설치할 수 있었던 시설이지만 절차를 거치지 않아 불법 상태가 된 경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사후 전용을 신청해 합법화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농식품부는 이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처분 유예 및 사후 전용 추인 대상과 절차 등을 담은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하고 농지법 개정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심층조사가 시작된 이후 이행강제금에 대한 농민들의 문의도 크게 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조사가 끝났다고 해서 무조건 이행강제금이 부과되거나 농지를 매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행강제금은 농지법 위반이 확인된 경우에도 일정한 자진 처분 절차를 거친 뒤, 처분명령을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을 경우 부과된다.
다만, 관외 거주자 등이 보유한 농지를 휴경하거나 주변 농민에게 관행적으로 임대해 온 경우가 적발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문의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민 A씨(67)는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그동안 농촌 현실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임대나 휴경까지 일률적으로 문제 삼을 경우 고령농이나 실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걱정이 든다”고 밝혔다.
또 다른 농민 B씨(47)는 “조사 결과에 따라 원상회복이나 처분 등 조치가 내려질까 걱정된다”며 “농촌 현실을 충분히 고려해 농민들이 대응할 수 있는 시간과 구제 방법도 함께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는 현재 조사 결과만으로 실제 농지법 위반이 확정된 필지나 향후 처분명령 등 행정조치로 이어질 규모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장조사 이후에도 소명과 추가 확인 절차를 거쳐야 최종적인 위반 여부와 조치 수준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조사가 진행중으로 조사 과정에서 애매한 부분은 추가 확인하고 소명 절차까지 거쳐 최종 판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올해 전수조사에서 농지 소유 제한 위반과 불법 임대차, 불법 전용, 무단 휴경 등을 집중 확인하고 있으며, 기본조사에서 위반이 의심되는 농지는 심층조사를 통해 실제 이용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