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교육관련 사업은 절대 망하는 일이 없다고 했는데 요즘은 너무 힘드네요. 15년 동안 학원을 경영하면서 요즘처럼 어려운 때는 처음입니다. 수강생들이 줄줄이 새나가는 바람에 앞날이 막막합니다.”
지곡동에서 15년 이상 수학전문학원을 운영해 온 박영권(47) 씨의 한숨 섞인 목소리다.
어려울 때 일수록 잘 된다는 학원가에 수강생 가뭄이 든 것. 이는 경기악화로 인한 물가상승으로 가정마다 허리띠를 졸라 매면서 최후의 보루인 자녀 사교육비를 줄이거나 아예 학원 등록을 포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입시 및 보습학원의 사정은 좀 나은 편이라고 한다. 피아노나 미술, 검도, 태권도 등 예체능 관련 학원은 더욱 열악한 상황.
폐업 신고를 마친 미술학원장 강나래(36) 씨는 요즘 우울증을 앓고 있다. 강씨 부부가 운영하던 미술학원은 2개월째 간판만 내걸고 텅 비어있다.
강씨는 “10여년 가까이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면서 기쁨을 누렸는데 더 이상 그 일을 할 수 없게 되면서 무기력함이 밀려왔고 생활고까지 겹쳐 자살도 생각했다”고 한다.
수강생이 현저히 줄어 폐강하는 수업이 늘어나고, 수강료를 제때 납부하지 못하는 가정이 늘어나 수입은 줄어들고 임대료와 냉난방비, 차량운행비 등 기타 유지비는 크게 올라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학원이 한 두 곳이 아니라는 게 강씨의 설명이다.
또한 경기악화로 취업할 곳이 마땅치 않은 대학 졸업생들이 대부분 학원 강사로 근무하다 학원이 수업을 줄이거나 폐업하면서 갈 곳이 없게 돼 학원을 개업하는 탓에 학원 수는 줄지 않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군산지역에는 총 629개의 학원이 영업중. 이 가운데 5월 현재까지 25개의 학원이 자진폐업했고, 27개의 신규학원이 등록했다.
이 가운데 입시 및 보습학원은 269개, 16개 학원이 자진폐업, 13개 학원이 신규등록한 상태로 학원 수는 평균을 유지하나 경영악화 상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수강생이 크게 줄자 학원가 인근의 분식점과 편의점들의 매출도 뚝 떨어졌다고.
토스트 가게를 운영하는 김미자(47) 씨는 “방과후 학원에 가는 아이들이 간식을 먹으러 들르고, 입시학원에 다니는 고학년생들이 저녁 대신 토스트로 끼니를 때웠는데, 그 수가 크게 줄었다”며 “경기가 어렵다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자녀 둘을 둔 학부모 이영현(44) 씨는 “10년 넘게 아이들 교육을 위해 나운동에서 지곡동, 지곡동에서 수송동으로 이주하며 아등바등 살았다. 학원비를 대느라 먹고 싶은 것도 못 먹고 하고 싶은 일도 못하고 살았다”고 한다.
각종 아르바이트로 학원비를 충당하던 이씨는 경기악화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마침내 학원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씨는 “오죽하면 아이들 학원을 포기하겠는가. 남편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월급이 삭감돼 도저히 감당할 여력이 없다”며 “남들 다 보내는 학원 하나 제대로 못 보내는 무능력한 부모가 된 기분이어서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