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사람 살 수 없게 된다” 대책마련 호소
<르포> “마을이 풍비박산(風飛雹散)됐어. 이젠 사람 살 곳이 못돼.”
장맛비가 내리는 지난 17일 신관동 신촌 마을 일대.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철도결사반대’라는 비장한 각오가 담긴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다.
바람이 흐느끼는 플래카드를 한 동안 바라보던 한 백발의 노인은 “왜 우리 마을이 이 모양까지 갔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깝다는 마음을 보였다.
이날 신촌마을은 두터운 잿빛 구름으로 가득한 하늘만큼이나 마을 분위기는 그저 적막감만 흐르고 있었다.
70여가구가 모여 사는 고요한 마을에 특별한 전설이나 자랑할 만한 특색은 없지만 소박함이 넘치는 평범한 농사꾼들이 모여 사는 시골 마을. 이 마을은 이렇게 600여년동안 이어져 왔다.
그러나 지난 1994년 군산~전주간 자동차전용도로 개설로 마을이 두 동강이 나면서 한 평생 같이 살아온 정든 이웃과 떨어져야 하는 분단의 아픔이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이곳에 최근 또 다시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군장국가산단 인입철도 사업으로 인해 이곳 마을이 또 다시 갈라져야 한다는 것. 주민들은 분노했다.
“왜 하필 또 우리마을이냐”며 비통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주민 조길연 씨는 “내세울 것 없는 동네지만 모두가 가족처럼 편안하게 지내던 소중한 곳이다”며 “두 동강이 난 것도 서러운데 또 다시 마을이 쪼개져야 한다니 그저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시행하는 군장산단 인입철도 공사는 대야역에서 군산2국가산단까지 29.9㎞에 이르는 사업으로 2018년 12월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는 자동차전용도로(국도 21호선)에 이어 또 다시 철도길이 이곳 신촌마을을 관통한다는 것. 이로 인해 이미 두동강이 난 이 마을은 최소 4개 마을로 쪼개지게 될 처지에 놓여 있다.
이 마을은 총 76가구에 176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으나 자동차전용도로 공사로 북쪽 34가구에 남쪽 42가구로 마을이 잘려 나간 상태다.
여기에 철도가 개설될 경우 남쪽에 거주하고 있는 세대들이 또 다시 남북으로 갈라지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사업으로 북쪽 20여가구는 자동차전용도로와 인입철도 사이에 놓여 3층 규모의 철도 구조물 사이에 파묻혀 고립되게 된다는 게 이들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곳 주민들은 “철도사업이 마무리되면 무려 9미터에 이르는 구조물이 마을을 가로지르게 된다. 이들 철도와 도로 등으로 부터 발생하는 소음 및 진동, 분진 등 각종 환경피해로부터 노출돼 헤아릴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된다”고 주장했다.
신촌마을 조정태 이장은 \"군장국가산단 인입철도가 국가와 지역 발전에 필요한 사업이라는 것은 공감하지만 그렇다고 주민들의 배려를 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처사“라며 “생활조차 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하게 된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어 그는 “그나마 마을을 보존 위해서라도 새만금 인입철도 노선은 마을 옆으로 비껴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이번 사업으로 인해 마을이 갈라지는 것은 물론 (보상 문제등)주민 간에 보이지 않는 갈등도 생겼다”며 “마을이 산산조각 나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신촌마을 주민들은 새만금인입철도 공사와 관련해 청와대, 국회 등 11개 관계기관에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문동신 시장은 지난 3월 주민과의 만남에서 ”주민들의 어려움을 공감한다“며 ”마을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뜻을 밝혔다.
개발사업 추진으로 마을이 양분되고 소음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신촌마을 주민들을 위한 대책 수립 여부가 이들의 바람처럼 이루어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