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 손길이 그나마 위안거리
‘엄청난 폭우가 쓸고간 자리에는 아픔과 상처만 남았다.’
지난 13일 갑자기 몰아닥친 폭우로 군산 곳곳이 쑥대밭으로 변한 가운데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피해 현장 곳곳에는 여전히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천재지변이다 인재다’ 말들이 많은 상황에서 언제 복구 작업이 마무리될지는 오리무중. 그 만큼 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은 어마어마했다.
지난 21일 나운동 피해 현장에서 만난 이모(60)씨는 복구작업을 멈추고 잠시 그늘에 앉아 땀을 식히고 있었다. 그는 생전 처음 겪어보는 끔찍한 폭우에 가게를 잃은 아픔을 겪었다.
이씨는 “하룻밤 사이에 모든 걸 잃어버려 한 동안 충격에 빠졌다. 그렇다고 넋을 놓고만 있을 수 없어 복구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을 비롯한 피해지역 주민들은 그날의 공포에 몸서리를 쳤다.
주민 박모(48․흥남동)씨는 “날밤을 새가며 물이 차지 않도록 온갖 몸부림을 쳐봤지만 헛수고였다”며 “이런 비가 또 올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실제 군산 최대 서점 한길문고는 지하가 완전히 잠기면서 물을 빼는 데만 3일 이상이 소요됐다. 지금도 지하매장 바닥엔 흙탕물이 고여 있을 뿐 아니라 폐지가 된 7만여권의 책을 정리하느라 종업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연신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상가와 주택가, 아파트 주차장이 하반신까지 잠겼던 문화동 상가도 아직 정리되지 않긴 마찬가지였다.
현대코아 지하상가엔 이날도 자원봉사자들이 흙으로 뒤덮인 상품들을 마대에 담아 1층으로 옮기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일부지역의 피해 주택들은 대부분 대문이 열려 있고 마당에 살림살이가 그대로 놓여 있는 것으로 미뤄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는지를 짐작케 하기도 했다.
집 안은 사정이 더욱 심각했다. 반지하 세대들은 집 장판과 벽지를 모두 떼어내 흡사 폐가의 모습과 같았다.
13일 밤의 악몽으로 나운동, 흥남동, 월명동 등에서 주택 1823동과 도시 저지대 상가 2050건이 침수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차량은 2500여대가 잠겼다.
월명동 주민 최모(69)씨는 “나이 칠십이 다 됐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더이상 군산도 안전지대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나마 이들에게 위안거리가 있다면 고통을 함께 나누는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온정.
전국 각지의 자원봉사자를 비롯 공무원, 경찰, 군인, 소방관 등 각 기관·단체들의 인력지원과 함께 수재민을 위한 구호 성·금품 기증도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다.
수해복구 8일째인 이날 현재 자원봉사 인원은 타지역 자원봉사자 1218명을 포함해 총 7432명이 참여해 자신들의 생업과 휴가는 뒤로하고 사랑과 봉사,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구호성금은 강남구청 등 자매도시에서 총 9100만원을 지원받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고 구호성품은 총 8500만원 상당의 생필품, 생수, 라면 등이 접수돼 지역 수재민 2000여 세대에게 전해졌다.
군산시 공무원들도 13일부터 비상근무에 돌입, 수해복구 지정 읍면동을 찾아 자원봉사단체와 함께 수해현장 복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원봉사자 김보민씨는 \"몸은 힘들지만 수해를 당한 이재민이 정상적인 생업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피해주민들이 재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