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동떨어진 보상은 물론 마땅한 부지 없어 ‘발 동동’
“철도 건설 때문에 시설을 옮기라고 하는데 장애인 식구들과 마땅히 갈 곳이 없어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옥구읍 소재 나눔의 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선 원장은 요즘 마음 편히 잠을 잘 수가 없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추진하고 있는 군장국가산단 인입철도 사업 구간에 나눔의 집 일대가 포함되면서 보금자리를 비우고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턱없이 적은 보상비에 마땅한 부지조차 찾지 못해 나눔의 식구들은 하루하루가 불안과 힘겨움의 연속이다.
더욱이 철도시설공단측은 이주대책에 대한 논의보다는 공공사업의 타당성만을 내세우며 현실과 동떨어진 보상만을 주장하는 전시행정으로 일관하고 있어 이들의 시름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장애인 시설이라는 이유 하나로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치다 겨우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는데…무조건 못 나가겠다는 게 아닙니다. 실질적인 이주대책을 세워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999년 8월 장애아동전문교육기관으로 문을 연 나눔의 집은 열악한 환경과 노후된 시설이 주위에 알려지면서 정부와 주변의 후원 등으로 지난 2005년 옥구읍 옥정리 일대로 건물을 신축, 이전했다.
현재는 유아 및 초․중생, 성인 등 30여명과 관리자 등도 상주하고 있는 상황.
평화롭기만 하던 이곳에 위기가 찾아온 건 지난해 12월. 군장산단 인입철도 공사가 국토해양부로부터 사업 인정 공시를 받으면서부터다. 나눔의 집도 이 사업의 철도편입부지에 포함됐다.
철도시설공단 측은 나눔의 집의 경우 토지보상법 및 관계규정에 의거 감정평가를 통해 적절한 보상비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들이 말한 적절한 보상비가 부지는 물론 건물신축 등 다른 곳으로 이전했을 때 들어가는 예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특히 나눔의 집과 같은 장애인시설은 도심은 물론 농촌지역에서도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유 등으로 주민들이 입주를 꺼려하고 있어 이전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김 원장은 “그동안 여러 곳을 수소문하며 부지 찾기에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했다”며 “우리 같은 시설을 받아주는 지역이 그리 많지 않을뿐더러 현 보상비로는 어림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원장은 “그렇다고 이곳에 있는 아이들이 대부분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인데 산골 깊숙이 들어갈 순 없지 않느냐. 여러모로 답답하고 난감한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나눔의 집 관계자 또한 “철도시설공단과 지자체에 이주대책에 대한 민원을 수차례 제기했지만 전혀 진척이 없었다”며 “장애우들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게만 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단 측 관계자는 “행정을 집행하는 데 있어 법률과 규정 등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다만 나눔의 집과 관련해 지자체 등 관계자들과 한 자리에 모여 또 다른 방안이 없는지 적극 나설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사업으로 인해 정든 보금자리를 떠야야 하는 나눔의 집 식구들. 그러나 정작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해하는 이들에게 안정된 정착이 가능하도록 현실적인 이주대책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