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던 12월의 첫 자락 서흥남동 부근.
한 젊은 엄마가 보라색 간판이 눈에 띄는 아담한 빵집에 들어가 이것저것 간식거리를 구입한 뒤 ‘다음에 또 오겠다’는 환한 인사와 함께 어디론가 사라졌다.
30평 남짓의 작은 가게 안에는 빵을 만드는데 몰두하고 있는 제빵사들과 직원들로 활기가 넘쳐 보였다.
‘베이커리 쉐어카페’. 지난 4월 문을 연 이곳은 여느 빵집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모습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특별함이 있다.
이곳 진열대에 놓인 다양하고 달콤한 빵과 쿠키들이 모두 미래의 ‘파티쉐’를 꿈꾸는 지적 장애인들이 만들었기 때문이다.
베이커리 쉐어카페에선 20여 가지의 빵이 만들어진다. 이들 빵은 커피 등과 함께 가게 안에서 직접 판매되고 배달까지 이루어진다.
시작 초 주변의 우려와 걱정도 있었지만 1년도 안된 지금은 주위의 별다른 지원 없이도 매달 조금씩 발전과 성장을 이루며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한번 다녀간 손님들은 ‘맛과 나눔’이라는 두가지의 행복에 단골이 되기도 한다.
베이커리 쉐어카페에서 근무하는 장애인 근로자는 5명. 밀가루 반죽부터 빵을 만드는 모든 과정이 이들의 손을 거친다.
서해대 호텔조리학과를 졸업한 이희영(25)‧김지혜(22)씨를 비롯해 이희진(23)‧전영민(25)‧김은혜(23)씨가 쉐어카페의 주인공들이다.
청각장애까지 있는 김지혜씨는 “내 꿈은 요리사다. 많이 부족하지만 이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매 이희영‧ 이희진씨는 “직접 만든 신선한 빵이 나올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이곳에 생활하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전했다.
지적장애인으로 구성된 특성상 개점 초기에는 크고 작은 실수와 함께 어려움도 있었던 것이 사실.
뜨거운 오븐에 손을 데는 불상사도 잦았고 재료를 잘못 넣어 빵을 직원끼리 자체 처분하는 나날도 있었다.
하지만 장애를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려는 이들의 열정은 막지 못했다. 늦게까지 연습하고 배우면서 단팥빵과 머핀, 롤 케이크 등 다양한 빵들을 만들어 내기 시작한 것. 나날이 좋아진 빵맛에 현재 어린이집과 복지기관, 교회 등에 빵을 납품하고 있다.
월 매출은 500여만원. 물론 재료비 등을 빼면 여전히 순이익은 적지만 수입보다는 직업재활이 목적이라는 점에서 장애인들에게 희망의 일터로 우뚝 서고 있다.
아버지의 권유로 이곳에 온 전영민(25)씨는 “처음에는 무섭고 자신이 없었지만 지금은 빵 만드는 것이 재미있다. 더 좋은 제빵사가 되고 싶다”는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김은혜씨도 처음엔 말도 없고 소극적인 모습이었지만 이곳에서 일한 뒤부터는 웃음이 많아지고 성격도 밝아졌다는 후문.
강경무 쉐어카페 팀장은 “이곳은 일반고용이 어려운 지적 장애우들을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 취약계층에게 직업재활서비스를 제공하는 일 터”라며 “이를 통해 사회적 소외를 받고 있는 이들이 사회 적응 능력을 키워 단순 생산인력이 아닌 숙련된 기능으로서 자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이 희망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한 가지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
‘장애인은 우리와 다르다’는 선입견으로 인해 이곳에서 만들어진 쿠키와 빵을 먹기 꺼려진다는 말도 들어야 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들에게 인내와 신뢰가 더욱 필요했다. 서영수 대표이사를 비롯해 직원과 장애인들이 더욱 하나가 돼 최고 품질의 빵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이런 노력 끝에 처음에는 쳐다보지도 않던 후원자들이나 손님, 주민들도 이제는 하나씩 손을 내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희망을 굽는 베이커리. 그 속에서 꿈을 꾸는 장애인들의 아름다운 도전에 갈채를 보내고 있다.
서영수 대표이사는 “처음은 미약하나 나중에는 창대해지리라는 말처럼 이 작은 빵집을 통해 더 많은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해 이들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더욱 나아가고 기여할 수 있는 하는 것이 목표”라며 “많은 분들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