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강판․노란창문…농협 하나로마트로 헛갈릴 지경
“도대체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 계획한 것인지 의문스럽습니다.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군산의 근대문화를 역사와 관광자원화해 활용하려는 계획에 찬물을 끼얹어도 유분수지…. 사업 자체를 산으로 가게 하려는 것인지 의문스럽습니다.” 시민 김주형(56) 씨의 지적이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대표 농수특산물과 향토음식 홍보전시판매관인 농특산물 홍보갤러리가 지난 4일 개관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민과 관광객들의 눈길이 따갑기만 하다.
시는 내항에 있는 근대건축물 5개 동을 활용해 특색 있는 관광인프라 구축으로 원도심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근대유산 벨트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개관한 농특산물 홍보갤러리가 이곳과 전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시는 현재 올해 안 완공을 목표로 근대역사문화재인 옛 조선은행, 일본제18은행, 미즈상사, 대한통운창고, 예술창작공간을 복원 및 리모델링해 문화예술 창작공간으로 조성하는 등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옛 조선은행은 복원과 함께 리모델링해 쌀의 수탈과정에서 나타났던 시대상을 담아내며, 당시 시민의 어려웠던 삶을 표현하고 관람자가 이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기억의 문이 열리다-빛이 된 시간, 빚이 된 기억’이라는 대 주제 속에 8개 소주제의 전시물이 들어선다.
1907년 토지수탈을 목적으로 건립된 일본제18은행은 근대시기에 존재했던 주요 건축물의 모습을 모형으로 재현해 당시 군산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함은 물론 관광안내 센터로 설계했다.
이와 함께 1930년에 건축된 2층 규모의 미즈상사 건물은 근대시대에 활동했던 문학과 예술의 모습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기억의 소리를 듣다-짓누르고, 피어나고’란 주제로 1층에는 군산 개항 100년의 모습을 슬라이드쇼로 연출하고, 근대 군산의 모습을 보여주는 신문기사 검색 코너가 들어선다.
이밖에도 당시 수탈과정에서 만들어진 미곡창고인 대한통운창고 등은 공연장, 예술창작공간으로 조성해 지역 미술인과 시민이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최근 이곳 근대유산 벨트화 사업이 진행되는 한 복판에 농특산물 홍보갤러리가 완공되면서 장미동 일원이 당초 계획했던 근대유산 벨트화 사업의 이미지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가 100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장미동 인근에 지난 2010년부터 ‘근대산업유산 활용 예술창작 벨트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개관한 홍보갤러리가 이곳과 어울리지 않는 건축물로 자리함으로써 사업의 정체성을 흔들어 놓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신축된 건축물은 인근 근대건축물과는 연계성이 부족한데다 건축물 곳곳에 특정기관의 이미지를 부각시켜놔 근대유산 벨트화 사업이 계륵(鷄肋)으로 변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농특산물 홍보갤러리가 인근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옛 조선은행, 장기 18은행 등과 연계되거나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어 근대유산 벨트화 사업 자체가 퇴색되고 있다.
농특산물 홍보갤러리의 전체적인 모습은 근대역사의 모습은 갖추고 있지만 건축물 지붕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컬러강판으로 시공돼 역사성 등과는 거리가 먼데다 창문 등은 농협 로고의 색과 맞추려다보니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건축물 상단에 농협의 로고가 박혀 있는 대형간판이 자리하고 있어 이곳이 근대역사와 문화를 위한 공간인지 농협 하나로 마트인지 헛갈릴 지경이다.
시민들은 “이곳 장미동 일원은 원도심 주민들의 염원을 담아 근대산업유산 활용 예술창작 벨트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인데도 이곳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건축물로 인해 사업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당초 지난해 열린 시 경관위원회에서 농특산물 홍보갤러리 디자인 등을 결정할 때에는 인근과 조화를 이룰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 상황에서 봤을 때 일부가 어울리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이미 경관위원회에서 심의를 통과해 완공한 만큼 현재로써는 별다른 대책은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곳에서는 근대역사문화를 활용한 사업이 진행 중이고, 다른 한 쪽에서는 근대역사와 어울리지 않는 상업적인 건축물이 지어져 사업이 산으로 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0년 농식품부 특화품목 육성사업으로 선정된 농특산물 홍보갤러리는 장미동 15-1번지(내항사거리 백년광장 앞)에 부지매입비 26억원, 건축비 15억원으로 2000㎡의 부지에 전시판매관과 향토음식관을 661㎡ 규모로 건립했다.<전성룡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