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걱정에 난로‧장판에 의지, 일용직 근로자는 허탕치기 일쑤
한파가 엄습한 지난 10일 오전 오룡동 일대.
정상에 오르면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높은 지대에 자리한 곳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유난히 바람이 차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겨울에는 특히 도로가 꽁꽁 얼어붙어 젊은 사람도 걸어 올라가기에 버거운 산동네나 다름없다. 이날 본격적인 겨울을 알리듯 꼬불꼬불 골목길 사이로 매서운 찬바람이 세차게 불어왔다.
판잣집은 종적을 감췄지만 여전히 이곳에는 어려운 이웃들이 모여살고 있는 동네로 알려지고 있다. 혼자 사는 노인만 대략 40명.
상당수의 집들은 주인이 집을 비운 듯 방문은 닫혀 있었고 이따금 허름한 쪽방에서 작은 인기척만이 들려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파로 인해 바깥출입을 자제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 할아버지는 “추운 겨울에는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하루 종일 있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 할아버지의 짧은 말 한마디에서 이곳의 외로운 겨울나기 단면을 엿볼 수 있었다.
연일 계속되는 한파는 주거환경이 열악한 주민들에게 더 가혹하게 다가왔다. 이제 막 겨울이 시작했건만 이곳 주민들은 추위에 떨며 벌써부터 따뜻한 봄날이 오길 고대하고 있었다.
쌈짓돈이라도 벌기 위해 폐지를 줍는 김모(68)씨도 겨울철 살림살이에 주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집에 낡은 보일러가 있긴 하지만 제대로 사용해본 적은 없다. 기름 값을 감당하기 어려워서다.
김씨는 “집안에 온기가 없다. 그렇다고 보일러를 뗄 형편도 못 된다”며 “이 겨울이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5평 남짓한 쪽방에 혼자 살고 있는 최모(70)씨는 한 달에 30여만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힘겹기만 하다. 그럼에도 최씨는 이마저도 감지덕지라고 말한다.
최씨는 “지원금을 받고 있는 나는 어떻게라도 살고 있지만 주변에는 그렇지 못한 양반들도 많아 고생이 심하다”고 말했다.
수십년 째 이곳에 살던 이모(65)씨는 며칠째 빨래를 못하고 있다. 갑작스런 한파로 인해 마당 수도가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낡은 옷으로 동여맸지만 허사였다. 그저 추위가 야속하기만 하다.
더욱이 얼어붙은 경제 탓에 이들을 돕는 손길도 예년만 못해 추위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겨울이 오면서 가끔 찾아오던 자원봉사자의 발길도 뜸해졌다는 게 이곳 주민들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원망이나 푸념은 하지 않는다. 지금 같이 힘든 세상에 얼마 안되는 물품이라도 감사할 따름이란다.
겨울이 힘겨운 사람은 비단 이들 뿐만아니다. 인력시장에도 칼바람이 불면서 일용직 근로자 대부분이 허탕치기 일쑤다.
이들은 구인자들로부터 선택받기가 하늘에서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각 인력 사무소에 나서는 일용직 근로자들은 하루 평균 60~70명에 달하지만 일거리를 찾아 가는 사람은 고작 10명도 안되기 때문이다.
한 일용직 근로자는 “갈수록 일거리가 줄어들어 걱정이 태산”이라며 “돈벌이가 형편 없으 니 생계를 꾸리기가 쉽지 않다”고 호소했다.
추운 겨울과 시름하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봄날은 언제쯤 다가올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