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개정에 앞서 특별한 경우 제외하고 운행하지 못하도록 해야
<르포> “일선 초등학교 등하굣길의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이곳이 학교인지 아니면 시내 번화가 인지 모르게 아이들을 태운 학부모와 교직원들의 차량이 교내를 아무런 제지 없이 들락거리고 있어 사고가 나지 않을 까하는 걱정에 항상 마음을 졸입니다.”
모 초등학교에 다니는 3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 A씨는 “아이의 등하굣길이 차량으로 뒤엉켜 아이들이 이리저리 피해 다니고 있지만 학교 측이 차량에 대한 그 어떤 제지도 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실제로 지난 21일 이 학교의 등굣길인 오전 8시부터 8시 20분까지 20여분을 지켜본 결과 40여대의 차량이 등교하는 아이들과 뒤엉켜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이중 20여대의 차량이 학교 안까지 들어가 아이들을 하차시키는가 하면 교직원들의 차량도 쉴 새 없이 들어오고 있어 아이들이 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초등학교 아이들의 특성상 등하굣길에 즐겁고 반가운 마음으로 뛰어다니는 경우가 많아 그 만큼 교통사고의 위험이 높은데도 아무런 제지 없이 학부모와 교사들의 차량이 뒤엉켜 학교 안이 마치 버스정류장처럼 혼란스러웠다.
더욱이 최근 들어서는 배움터 지킴이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아 아이들을 더욱더 위험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이런 혼란스러움은 아이들의 하굣길도 마찬가지여서 학부모와 학원차량들이 쉴 새 없이 아이들을 실어 나르고 있어 사고의 위험이 상존해 있는 상황이다.
일부 학교의 경우 정문 또는 후문이 간선도로와 인접해 있어 일대 교통혼잡을 야기하는 동시에 그만큼 사고위험을 높게 했다.
모 학교 관계자는 “교내에서는 가능한 한 차량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일부 학부모들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데다 교사를 포함한 교원 대부분이 차량을 이용하고 있어 교내로 들어오는 차량을 막지 못하고 있다”며 “아이들의 주 출입로와 떨어져 있는 별도의 주차공간을 조성해 학생들을 사고위험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초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승용차가 여학생을 치어 중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한 후 학교 운동장에서 교통사고가 나면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형사처벌을 받는 것으로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지만 여전히 일선 학교에서는 이와 아랑곳하지 않고 차량들의 출입이 자유로운 것이 현실이다.
현재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상 피해자 의사와 관계없이 형사처벌이 가능한 11대 중과실 사고에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 내 어린이 사고는 포함돼 있지만 정작 운동장 등 학교 안에서 발생한 사고는 해당되지 않았다. 법 개정이 이뤄지면 학교 내 교통사고를 포함해 중과실 사고는 모두 12개로 늘어나게 된다.
문제는 이런 법 개정이 이뤄지더라도 학부모와 교사 등이 아이들 안전에 대한 깊은 인식 없이 지금처럼 교내 차량 운행을 하더라도 별다른 제지를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법 개정이 이뤄지더라도 결국은 아이들이 다치고 난 후 책임을 묻는 말 그대로 ‘사후 약방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교내에서 차량을 운행하지 못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가진다.
이는 초중고교 대부분의 경우 주차공간 부족과 인도와 차도가 분리되지 않아 학교 내 교통사고 발생의 위험성이 그 만큼 높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2학년 B군은 “평소에도 차량들이 학교 안까지 들어와 가끔 친구들과 놀다가 깜짝 놀라곤 한다”며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에는 우산을 쓰고 다니거나 모자를 눌러 쓰고 다니는 경우가 많아 앞이나 옆에서 오는 차량들이 안보여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전성룡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