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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심청이가 따로 없어요”

회현면에 사는 박동대(84)씨는 불편한 몸에도 이른 아침이면 방문부터 여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13-05-08 17:45:13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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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현면에 사는 박동대(84)씨는 불편한 몸에도 이른 아침이면 방문부터 여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거동조차 힘든 박씨가 방문을 여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매일같이 찾아오는 딸을 조금이라도 일찍 보고 싶은 마음에서다.

 

대문 넘어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아버지’ 소리가 귓가에 들려올 때면 그때서야 박씨는 안심이 되고 밤사이 느꼈던 통증도 말끔히 사라진 듯 환한 미소를 짓는다.

 

그의 유일한 낙(樂)이라면 딸을 만나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2010년 박씨가 대동맥 및 뇌경색 수술을 받고 급격히 건강이 악화된 후부터 출가한 딸은 이렇게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집에 찾아와 자신을 돌보고 있다.

 

아내도 있지만 세월의 무게 앞에 그녀 역시 몇 년 전부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다. 병원동행, 식사, 목욕, 빨래 등 집안일은 모두 딸의 몫이다.

 

‘짐이 되기 싫다고, 오지 않아도 된다’는 숱한 말들에도 딸은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이렇게라도 부모님께 도움이 되서 좋다’며 오히려 위로의 말을 건넨다.

 

사실 평범한 딸은 아버지가 쓰러진 후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기 시작했다.

 

자신이 운영하던 식당이 IMF 때 큰 타격을 받은 후 넉넉지 않은 형편과 고단한 삶이 그녀를 짓누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모님의 병수발까지 손수 담당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린 것.

 

하지만 딸은 이렇게 3년 동안 아무런 불평 없이 자식으로서 도리를 충분히 다하고 있었다.

 

딸 미자(56)씨. 제41회 어버이날을 맞아 효행상(도지사 표창)을 받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녀의 효심이 주변을 감동시키고 있다. 사람들은 그녀를 ‘박청이’라고 부른다. 심청이가 따로 없다는 뜻이다.

 

‘부모를 돌보는 것이 무슨 큰일이냐’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멀쩡한 부모도 버리는 시대가 아닌가.

 

바쁜 도시 생활과 생활고를 내세워 부모를 외면하는 불효자식은 물론 심지어 노인 학대와 신 고려장이란 말까지 나오는 세태에서 미자씨가 유난히 돋보이는 이유다.

 

남편과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는 미자씨는 현재 식당일을 하면서 억척스럽게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편찮은 부모를 챙기기 위해 일부러 점심과 저녁 시간에만 맞춰 일을 하고 있다.

 

위로는 오빠, 아래로 남동생과 여동생이 있지만 타지에 거주하고 있다 보니 부모 봉양은 전적으로 미자 씨 독차지다. 그래도 불평이나 싫은 내색조차 하지 않는다.

 

주변에서 ‘차라리 요양원에 보내는 게 낫지 않겠냐’는 말에도 \"내가 멀쩡한데 그럴 수 있냐\"며 한사코 거부하는 딸이었다.

 

더구나 이처럼 부모님 수발에 식당일까지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그녀는 틈틈이 지역 어르신들을 정성껏 섬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동사무소에서 효행상을 받게 됐다는 소식을 들은 뒤에도 미자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 나 같은 사람이 무슨 상이냐“며 손사래를 칠 정도였다.

 

미자씨는 “부모님과 같이 살고 싶지만 형편상 그럴 수 없어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더 열심히 부모를 섬기고 주변을 섬기라는 뜻으로 알고 열심히 살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노인들에게는 아픔과 가난보다 참기 힘든 것이 외로움이라고 한다. 자식들이 찾아주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 되고 있는 것이다. 부모 공경은 물질이 아닌 마음 씀씀이에서 온다는 것을 미자씨의 효심이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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