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부터 군산시차량등록사업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A씨.
나름 공무원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일하던 그에게 최근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졌다.
업무처리 과정에서 한 민원인으로부터 다짜고짜 심한 욕설과 함께 폭행을 당한 것.
공무원에 입문하지 1년 안돼 겪은 충격적인 일이다. 그에게 죄(?)가 있다면 인감도장이 희미하게 찍혀 도장이 필요하다는 말 뿐이었다.
이 민원인은 “집이 멀어 못 가져 온다”며 한 동안 사무실에서 소동을 벌이다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수 일이 지났지만 A씨는 지금도 마음 한 구석에 상처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2년 전 시청 내 한 부서에서 일하던 B씨. 그 역시 폭행 피해자다. 공설시장 업종배치와 관련해 항의 방문한 상인들을 설득하다 얼굴을 맞은 것이다.
한 상인이 머리로 얼굴을 들이 받아 코 등을 다친 B씨는 한 동안 병원신세를 져야만 했다.
일명 ‘고통과’로 불려지는 교통행정과는 늘 민원인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일부 민원인은 항의하는 과정에서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거나 전화를 통한 인격 모독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여직원의 경우 악덕 민원인에 정신적 충격에 빠지기도.
이곳 관계자는 “하루 평균 2건 꼴로 이런 언어폭행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의 비뚤어진 \'인식\'으로 행정 공무원들이 적지 않은 스트레스와 고충에 시달리고 있다.
공무원이 시민들에게 봉사하고 친절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일부 민원인들은 진짜 \'머슴이나 종\'으로 착각, 비인격적 대우를 하는 행위가 늘고 있는 것.
국민이 내는 세금에서 월급을 받으니 당연히 ‘그래도 된다’는 심보에서 비롯됐다. 일부는 만취상태에서 화풀이 대상으로도 삼고 있다.
이런 탓에 직원들의 사기는 말이 아니다.
최근 직원 폭행사건이 터진 후 그동안 쉬쉬했던 공무원들도 수난사를 토로하며 한결같이 “어느 정도 항의와 불만은 있을 수 있겠지만 도를 넘는 경우가 많다. 직업에 회의를 느낀다”고 말하고 있다.
시청 내 D부서의 한 직원은 “대꾸만 해도 불친절하다며 감사실에 신고하거나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할 때가 있다. 공무원이 동네북은 아니지 않냐”고 하소연했다.
주민자치센터의 한 직원 역시 “주민들에게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민원 처리과정에서 욕설을 듣게 된다”며 “일일이 대응하고 싶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참고 또다시 무한봉사와 친절을 강요받는 일”이라고 말했다.
공무원들 상당수가 그저 안방마님처럼 행사를 하는 민원인들에게 힘없이 당하고 있는 실정. 공복(公僕)이라는 이유에서다.
“툭하면 욕설에 위협행위까지…그래도 공무원이 잘못 아니겠어요. 일선에선 민원인들에게 폭언 듣고 상사에겐 문제 만든다며 꾸중 듣고 공무원으로 살아간다는 게 억울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예요.”
한 공무원이 내뱉은 고뇌의 목소리가 사태의 심각성을 잘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행정 공무원 차원에서는 뚜렷한 방어 및 보호체계는 없는 상태다.
대부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그냥 넘어가기 일쑤. 심한 폭력이나 행패를 부리는 시민에 대해서는 경찰에 신고도 하지만 가벼운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공무원 봉변 사태’가 끊이지 않는 원인이기도 하다.
시민들은 “(공무원에 대한)폭력은 어떠한 경우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제도마련도 좋지만 무엇보다 공무원을 바라보는 개개인의 의식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차량등록사업소 폭행사건 관련, 군산시공무원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수사기관의 엄정 수사와 함께 군산시장에게 악성‧부당민원에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녹화장치) 도입과 민원담당 공무원 보호장치 및 사기진작책을 조속히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