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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평생교육의 대모…40년 오롯이

“봉사가 즐겁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했습니다. 평생 봉사자로서, 교육자로서 살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13-06-21 17:38:31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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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가 즐겁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했습니다. 평생 봉사자로서, 교육자로서 살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소녀들의 엄마에서 노인들의 인생 동반자로 거듭난 최용희(67) 학장은 군산지역에 평생교육 이념을 최초 실천한 평생교육의 대모이다.

지난 11일 군산적십자 희망나눔센터 준공식에서 만난 최 학장은 설렘과 책임감으로 달뜬 표정이었다.

완주군 삼례읍에서 태어난 그녀는 중앙대 영어영문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상업은행에 취직, 능력을 발휘하던 일명 ‘엄친딸’이었다.
그러나 결혼과 동시에 퇴사해야만 했던 1970년대 당시 풍조에 따라 전업주부의 길을 걷던 그녀는 지인이 운영하는 전주고등국민학교를 우연히 방문했다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낮에는 구두닦이로, 청소부로 일하던 이들이 늦은 밤 학교에 모여 졸음과 배고픔을 달래며 한 자라도 더 공부하려고 눈에 불을 켠 모습에 가슴이 뜨끈해졌던 것.
이들의 모습에 감동을 받은 최 학장은 당장에 교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그녀의 교육 열정이 빛을 발한 곳은 군산청구여중. 1979년부터 산업체 근로학교인 청구여중으로 자리를 옮긴 최 학장은 ‘100일 무결석 운동’ 등을 펼쳐 동료 교사들과 학생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꾀병을 부리는 학생들을 업어다 교실에 앉히고, 도망친 학생들을 찾아다니고, 점심시간이면 함께 공장에 앉아 일을 거들던 최 학장의 노력 덕분에 ‘100일 무결석 운동’은 성공에 이르렀다.
결석이 사라지자 결근이 줄어들고 생산성이 향상됐던 것. 그렇게 소녀들은 서서히 변했고, 공장에서 겪는 각종 부당한 대우와 폭력, 성폭력에 대해 고발했다. 사연을 접한 최 학장은 함께 피눈물을 삼켜가며 대응했고 여성의 인권 찾기에 주력, 남녀 평등한 근로환경을 만드는데 앞장섰다.
그런 그녀를 소녀들은 ‘뚱엄마’라 부르며 인생의 모든 것을 상담했다.

그렇게 소녀들의 엄마로 불린 최 학장은 정작 1남3녀의 엄마 노릇은 조금 소홀할 수 밖에 없었다고.
그럼에도 봉사로 분주한 어머니의 삶을 본받아 첫째딸은 독일 유학을 장학금으로 다녀왔고, 둘째딸은 대입학력고사 만점을, 셋째딸은 고입선발고사 만점을 받는 등 올곧게 자랐다.

1992년 청구여중이 폐교되면서 최 학장은 노년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됐다. 멋들어지게 차려입은 노인들이 지금은 사라진 옛 군산역 앞이나 구름다리 밑에서 바둑이나 장기, 내기 윷놀이로 소일하거나 멍 하니 지나는 사람을 바라보며 시간을 죽이는 모습을 보고 두 번째 인생설계를 하게 됐다고.

최 학장은 “열심히 살아온 한 평생, 노년의 삶이 의미있게 채워져야 인생 갈무리가 잘 되는 길”이라면서 “어르신들의 여생을 보다 풍요롭게 하고자 평생대학 설립을 다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동분서주한 결과 지역 내 여러분들의 자문과 도움 덕분에 33명의 이사진을 구성, 1995년 9월 지금의 군산적십자평생대학이 문을 열고 100명의 학생들이 등록했다. 길 바닥 생활을 하던 어르신들의 습관은 교실에서도 그대로 남아 있었고, 이를 계몽하는 것이 첫 번째 숙제가 됐다고.

1만원의 등록금을 내고 학생증을 교부받은 어르신만을 학생으로 인정, 자아존중감을 높이고 학생인권의 소중함, 배움의 귀중함을 터득하도록 함으로써 서서히 변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고 한다.

최 학장은 “인간은 평생 배워야 한다. 죽을 때까지 온 힘을 다해 배울 때에 보다 가치 있는 삶, 본이 되는 삶은 물론, 행복한 노년이 된다”고 강조하면서 “새 둥지에 새롭게 거듭날 어르신들의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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