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피에서 농사를 지으며 동네 살림살이를 돌보고 있는 김영옥(58)·이상구(64) 씨 부부는 동네사정에 관한 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다.
2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옥거노인 돌보기를 비롯해 노인 목욕봉사, 하천정화와 공공장소 풀매기, 무료급식봉사, 소외이웃 쌀 전달, 무료농촌일손돕기 등 헤아리기도 어려운 굵직굵직한 봉사들을 해왔다.
이번달만해도 김장을 벌써 10번을 넘게 담가 동네 어르신들은 물론 사돈네 팔촌까지 어려운 이들이라면 가리지 않고 나눠줬다.
“베풀고 나눈다는 건 기쁨이자 행복”이라고 말하는 김씨. 뚜렷한 소신과 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 임피면 소외이웃들의 삶의 질 향상에 앞장서고 있는 김씨에게는 전적으로 믿고 지원해주는 가족과 남편의 외조가 있었다.
김씨는 말 그대로 억척이다. 농사지으랴, 집안 살림 챙기랴, 동네 어르신 돌보랴, 각종 봉사활동에 참여하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봉사하기 위해 시간을 30분 단위로 쪼개 쓴다. 새벽에 일어나 집안 살림이며 농삿일을 하고 낮부터 밤늦도록, 심지어는 주말에도 동네방네 봉사를 다니고 있다. 이런 김씨의 열정에 남편은 물론 자녀들까지 봉사에 동참하게 됐다.
작은 체구 어디에서 그런 열정과 힘이 솟아나는지 신기할 노릇이다. 한 시도 가만히 있질 못하는 김씨는 부지런하고 싹싹한 성격 덕에 23살때부터 동네일을 자처했다.
홀로 계신 어르신들을 보면 괜스레 친정부모를 보는 것 같이 마음이 무거웠던 그는 조석으로 어르신들의 집안을 둘러보며 건강을 챙겼다. 오며가며 무슨 일은 없는지 살폈고, 직접 농사지은 제철 채소들을 이용해 동네 부녀회원들과 반찬을 만들어 나눠드렸다.
지금도 봄이면 임피면 주변 산에서 직접 고사리와 쑥 산나물 등을 채취하고 직접 농사지은 호박, 오이, 고추, 가지 등을 요리해 지역 노인정에 무료 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추수철이 되면 소외된 독거노인들께 1년에 4가구씩 5년 동안 20여명에게 직접 농사지은 쌀을 기부해 솔선수범 하는 귀감을 보임으로 지역 주민들은 물론 가족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임피면 구절리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고 홀로 사시는 정인일(85) 할머니를 극진하게 모셨다. 여름에는 정 할머니 댁에서, 겨울철에는 버스와 승용차를 이용해 시내에 있는 목욕탕에 모시고 다니면서 자식이 부모를 섬기는 마음으로 6년 동안 목욕봉사를 해왔다.
깔끔한 성격의 김씨는 내 집 앞마당만 청소하는 게 아니라 동네 어귀까지 치워야 속이 후련했다고. 논밭에 버려진 비료포대나 농약병 폐비닐 등 농촌지역의 환경과 미관을 해치는 재활용물품을 수거해 고물상에 팔았다. 남은 이익금으로 지역 주민들과 함께 버스승강장과 마을 경로당 등 공공장소 환경정화 활동을 벌여 보기 좋고 살기 좋은 동네 만들기에 앞장섰다.
지역하천이 깨끗해야 마을 전체가 깨끗해진다는 생각에 마을 하천에 쓰레기 줍기 활동을 수시로 했다. 6년 전부터는 모기가 많이 생길 것 같은 농로 주변 경로당이나 마을주변 버스 승강장 등 공공장소에 자란 풀을 매며 좀 더 깨끗한 마을과 하천 만들기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한 본인이 직접 농사를 짓기 때문에 가뭄에 타죽어 가는 벼를 뽑아내고 다시 모내기 할 땐 농민의 맘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지역 모내기가 끝나는 시점까지 밤 낮 없이 무료로 모를 세워주며 위로하고 지역 일손을 도왔다.
이처럼 일손이 모자란 농번기에는 주민들이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솔선수범해 품앗이를 통한 일손 돕기에 매진함으로써 지역주민 화합에도 일조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새마을중앙회장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김씨는 “빠듯한 여건 속에서도 이웃을 돌아볼 수 있었던 건 가족들의 응원과 동참해준 동네 선후배들의 순수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그는 “봉사는 자양강장제와 같아서 하면할수록 힘이 나고 즐겁다”며 “추운 겨울날 어르신들의 마음이 추워지지 않도록 좀 더 세심하게 섬기겠노라”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