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터로 방치되고 있는 개복동 화재현장>
“14명의 꽃다운 여성들의 안타까운 희생이 이렇게 사라지는 건가요.”
최근 개복동 성매매 업소 화재현장을 바라본 시민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처참한 화재현장(건물)이 지난해 2월, 10년만에 철거된 후 아직까지 공터로만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이 화재는 우리 사회의 성매매 현실을 고발하고 성매매방지법을 제정하는 촉매제 역할까지 했지만 현재는 이들의 희생을 기억할 만한 어떤 흔적도, 상징도 없는 상태다.
화마가 쓸고 간 낡고 흉직한 건물대신 말끔히 정리된 주변이 많은 이들에게 왠지 모를 허탈감과 씁쓸함을 들게 하는 이유다.
“세월은 흘렀지만 아픔까지 잊어서는 안됩니다”
상당수 시민들은 “성산업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결정적인 계기가 된 곳인 만큼 마냥 빈 공간으로 내버려 둬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고통 속에 쓰러져 간 여성들의 죽음으로 세상에 드러난 여성인권과 현장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그 어떤 무언가가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시민 이모(여․33)씨는 “건물이 철거되면서 여성들의 희생도 함께 묻혀 진 듯하다”며 “이곳에 이들의 희생을 기념할 수 있는 동상이나 표석을 세우자”고 건의했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억되는 9.11테러 현장의 경우 이들을 기억하는 기념비 등이 세워져 이들을 추모하고 있다.
또한 10여 년 전 발생한 대구지하철화재참사 현장인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도 ‘통곡의 벽’이 그대로 남아 교훈의 장소로 활용되고 상황.
이처럼 사회에 경종을 울리거나 의미를 담긴 공간을 허무하게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게 이씨의 생각이다.
이런 가운데 여성단체들도 줄곧 “개복동 화재는 잊을 수 없는 역사”라며 “이를 기념하기 위한 사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군산여성의전화 한 관계자는 “참사 건물이 사라진다고 해서 모든 아픔과 고통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이곳을 여성 인권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거나 아니면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때”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사업의 필요성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장소를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추후 여성단체 및 주민들과의 지속적인 협의 등을 통해 (여성들의 희생을 기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개복동 참사는 지난 2002년 1월 29일 한 성매매업소에서 불이나 건물 안에 있던 여종업원 14명 등 모두 15명이 숨진 사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