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농장이죠. 닭을 살처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7일 아침 수화기 넘어 들려오는 담당공무원의 목소리에 농장주 전모(72)씨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넋을 잃었다.
“어떻게 키운 닭인데…”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확산된 가운데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서수면 한 농장에 불똥이 떨어졌다.
AI발병 지역에서 산란계를 들여다 키운 이 농장에 예방적 살처분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이 농장은 지난 2월 말 AI 확진 지역인 경기도 평택시 농장에서 산란계 2만 5000여 마리를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AI확산을 막아야 하지 않겠냐’는 담당자의 말에 ‘알았다’고 대답했지만 전씨에게 다가온 충격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곧 하얀 방재복을 입은 공무원 200여명과 검역관 등이 농장에 찾아왔다. 긴장감이 감돌 수 밖에 없었다.
땅속에 파묻어 둔 거대한 파란색 PVC통에 4만2000마리의 닭들이 채워지자 비로소 뚜껑이 닫혔다.
매몰현장을 바라보던 전씨는 안타까운 심정으로 혼자말로 중얼거렸다. “AI도 걸리지 않은 놈들인데…”
불행 중 다행(?)으로 살처분은 다른 농가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예방적인 조치이기 때문에 이곳 닭만 매몰했다”며 “현재까지 추가 확산 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닭 매몰 후 사육농가는 사실상 초토화됐다.
사흘 후 방문한 농장 주변 곳곳에는 \'방역상 출입 금지\'라는 푯말이 붙여져 AI의 깊은 상흔만 남았다.
“애써 키운 닭들을 땅에 묻었는데 어느 누가 가슴 아프지 않겠습니까”
텅 빈 닭 사육장을 본 전씨는 정부 차원의 AI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살처분을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회한(悔恨)이 느껴지는 모습이다.
그만큼 전씨에게 살처분의 끔찍한 기억은 고통으로 남아 있는 듯 했다. 더욱이 (정부가)보상을 해 준다고 하나 앞일이 그저 캄캄하기만 하다고 호소했다.
전씨는 “그동안 키운 닭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면서 이제 앞으로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를 본 마을 이장 최환엽씨는 “정성스럽게 키운 닭들을 땅에 묻으니 왜 속이 안타겠냐”며 “정부차원에서 보상을 제대로 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안쓰러운 마음을 전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보상과 관련해 경영 장부 등 여러 사항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피해 농장주가 최대한 빨리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