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속에 머무르고 있는데 어른으로서 너희들에게 해준 것이 없구나.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지난 29일 시민문화회관 1층 로비에 설치된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가슴 절실한 내용들이 담긴 노란 메모지가 물결을 이뤘다.
피어보지도 못한 채 차가운 물속에서 싸늘한 죽음이 된 어린 희생자들에 대한 슬픔과 절망, 분노, 자책 등 비통한 마음의 글들이 한자 한자 새겨진 것이다.
세월호 참사 14일째를 맞고 있지만 온 국민의 가슴에는 너무나 큰 상처로 남고 있었다.
이날 군산시가 마련한 합동분향소에는 세월호 침몰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희생자들의 명복을 기리기 위한 발걸음이 멈추지 않았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어린 학생부터 백발의 노인들까지 다양한 계층의 조문객들이 분양소를 찾았다.
조문객은 말을 잊고 고개를 숙이며 애도하는 등 자신의 가족 일처럼 슬퍼하고 가슴 아파했다. 몇몇 조문객들은 퇴장하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꽃다운 나이의 아이들을 무책임한 어른들이 죽음으로 내몰렸다고 생각하니 너무 미안하고 또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영정이나 위패 하나 없이 국화꽃으로 수놓은 분향소는 찾는 이들마다 하나같이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을 나눴다.
여성 조문객 이세은(39)씨는 “사고 첫날부터 지금까지 (배에 갇힌 실종자들에게)아무것도 해준 게 없었다”며 “미안하다는 말 외에 무슨 말을 더 하겠냐”고 침통해했다.
또 다른 시민도 \"정말 끔직한 사고로 기억될 것“이라며 ”다시는 이 같은 재앙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의 희생자를 애도하는 추모의 물결은 이곳뿐만 아니라 군산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군산YMCA 위탁운영 군산청소년수련관도 지난 21일부터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들을 위한 추모의 공간을 마련했으며 5000개가 넘는 노란 리본들이 현재 걸려있는 상태다.
남편과 함께 청소년수련관을 찾은 박주민(35)씨는 “마음은 안산까지 가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군산에서) 애도를 표한다”며 “마지막까지 기적이 일어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또한 에넥스텔레콤이 운영하고 있는 W커피숍에도 실종자들의 무사 생환을 바라는 ‘노란 리본’으로 물들어져 있다.
메모지에는 ‘꼭 돌아오길…, 잊지 않겠습니다,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이라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다.
이런 가운데 군산시는 물론 정치권, 스포츠계 등 각계각층은 애도분위기에 동참하고자 기존에 계획됐던 행사나 축제 등을 축소 내지는 연기했다.
당초 5월 2일부터 5일까지 미성동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9회 군산꽁당보리축제’는 전면 취소됐고 ‘2014 생활체육연합회장기 탁구대회’와 ‘2014 군산시장기 직장 및 클럽 축구대회’는 각각 최소 되거나 잠정 연기됐다.
앞선 지난 22일에는 군산시기독교연합와 군산시성시화운동본부가 시민문화회관 광장에서 세월호 여객선 실종무사귀환, 희생자, 유가족을 위한 촛불기도회를 갖기도 했다.
고은영 군산YMCA이사장은 이번 참사와 관련해 애도를 표하면서 “대형참사를 부르는 부조리와 안이한 모습들이 이번 계기로 확실히 고쳐져야 한다”며 “앞으로 제 2의 사고를 막는 것이 이번 사고 희생자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