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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한 자 한 자 품격과 정성을 새기다

흔히 도장(圖章)을 사람 얼굴과 같다고 말한다. 마음과 마음, 일과 일속에서 그 사람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군산신문(1004gunsan@naver.com)2014-08-25 15:48:54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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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도장(圖章)을 사람 얼굴과 같다고 말한다.

 

마음과 마음, 일과 일속에서 그 사람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도장 하나만 보더라도 그 사람의 품위가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도장이 점점 사라져 가고 그 자리에 사인(sign)이 대신하고 있다.

 

도장은 서랍 속에 추억의 물건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잊혀져가고 있는 모양새다.

 

중앙로 기업은행 맞은편에는 숱한 위기를 극복하며 오랜 세월을 버텨온 도장가게가 있다.
 

 
<일도당을 2대째 운영하고 있는 손남석씨의 모습>
 

70여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일도당.

 

주인 손남석(59)씨가 작고하신 아버지를 이어 2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곳이다.

 

그는 20대 초반, 부친인 고(故) 손인기씨가 운영하던 가게를 물려받아 35년 넘게 도장을 새기는 일에 매진해왔다.

 

특히 최근 아들 손정배(32)씨도 도장 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3대가 한 세기 가까이 가업을 잇게 됐다.

 

“부친은 손재주가 무척 뛰어났습니다. 도장을 파기 위해 먼 곳에서도 사람들이 찾아 올 정도였으니까요. 한마디로 도장 하나로 유명세를 탔던 분이었습니다.”

 

글씨와 조각에 탁월했던 부친은 자연스럽게 도장 새기는 일을 배우기 시작했고, 만주 하얼빈에서 큰 성공을 이뤘다.

 

이후 한국에 넘어와 1943년 군산에서 일도당을 차린 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게 됐다는 게 손남석씨의 설명이다. 일도당은 옛 경찰서 인근에 처음 가게 문을 연 뒤 1997년 현 자리로 이전했다.

 

현재는 도장만 하기에 도저히 승산이 없기에 인쇄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정직(正直)과 정성(精誠)’

 

이는 부친이 손수 도장을 파면서 강조했던 부분이다.

 

가게를 찾아온 손님들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상호 하나하나 이름 하나하나를 새기겠다는 마음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도장을 파기 위해 몇 시간은 기본, 하루를 꼬박 새운 적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평하기는커녕 오히려 도장에 대한 자부심과 장인정신이 대단했다는 게 부친에 대한 손씨의 기억이다.

 

그런 모습을 4남 2녀 중 셋째인 손남석씨가 닮았다. 손재주부터 심성까지 아버지 가업을 잇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사람들을 말했다.

 

“왜 도장 일을 하게 됐냐고요? 아버지를 보면서 도장이 가장 정직한 기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손씨가 만든 도장에도 하나같이 정성이 들어가 있다. 아버지의 정신이 그대로 묻어져 있는 것이다.

 

찾는 이들마다 세심한 기술력에 놀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다. 이 때문에 이곳은 대부분 수십년 된 단골손님이 주를 이룬다.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면서 현재는 도장 하나 파는데 10분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일도당만의 특별함이 있다.

 

바로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기술력이다. 오랫동안 이씨의 손을 떠나지 않은 연장은 그의 손에만 달라붙는다.

 

손 씨는 “도장 기술에 대한 집념으로 그동안의 인생을 쏟아 부었다”며 “도장을 팔겠다는 생각보다 마음을 선물한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가업을 이어오면서 여러 번 위기를 맞기도 했다. 2년 전에는 엄청난 폭우로 인해 가게 안에 있는 장비 등이 잠기면서 엄청난 피해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포기보다 도장과 함께 온 신념을 택했다.

 

아내 이은자(57)씨는 “시아버님과 남편을 보면서 진정한 장인정신이 뭔지 알게 됐다”며 “도장을 파는 사람들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 가업이 잘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70년의 세월 속에 이젠 일도당은 3대 손정배씨를 통해 역사를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 걸음마 단계이다. 그도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그랬던것처럼, 그리고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손정배씨도 이미 손에 쥔 도장에 정성이라는 마음을 품었다.

 

손씨 부자는 “일도당의 첫 마음을 잃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시대가 변해도 도장 하나하나에 장인정신을 깃들여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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