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대형 건물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그저 아쉬울 뿐입니다. 이러다간 도심의 흉물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최근 중·대형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원도심 핵심권역 일대. 임차인을 구하는 현수막 등이 건물마다 다닥다닥 걸려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원도심 공동화로 인해 수년 째 이어지고 있는 풍경이다. 건물 한 구석에 초라하게 붙어있는 현수막은 오늘날 원도심의 암울한 현 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주민들은 텅 빈 대형 건물을 아쉬워하며 “지역경기 활성화를 위해 이들 건물에 대한 활용 방안이 향후 모색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영동 및 중앙로 등 이곳 원도심은 한 때 군산의 경제, 금융, 문화의 중심지로 명성을 떨쳤지만 도심의 팽창과 함께 나운동·수송동 이주러시가 이뤄지면서 지금은 낙후 지역으로 주저앉은 상태다. 더욱이 사람은 떠났지만 땅값은 여전히 군산지역에서 가장 비싼 곳으로 알려져 사업성마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일대 대형건물에 들어선 업체와 금융기관 등은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원도심을 과감히 버리고 3~4년 전부터 수송동 등지로 하나 둘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사람들이 한 번 떠난 자리는 장기간 방치되며, 아직까지 건물을 제대로 사용할 주인들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중앙로에 위치한 옛 로데오 상가. 이곳은 당시 신시청 건설을 맡았던 대우건설이 1997년(소유권 이전은 2001년) 신청사 건축비의 일부를 대신 받는 조건으로 2001년에 이곳에 건물을 건설하게 된 것. 현재 해당부지(4373.2㎡)와 건물(연면적 4094.33㎡)은 LH공사 소유로 돼 있다. 당시 강근호 시장의 강력한 요구로 청소년들을 위한 쇼핑몰을 건설했지만 분양과 입주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년 동안 흉물스럽게 방치된 상태다. 원도심지역 주민들은 이곳에 관공서 또는 유동인구가 많은 업체 등이 입주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워낙 비싼 금액에 엄두도 못 내고 있다는 게 주변의 설명. 최근 초토화 되어가는 원도심에서 그나마 옛 제일은행 건물이 오랫동안 비어 있다가 최근 에넥스텔레콤에서 매입, 새롭게 활용되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사실 에넥스 텔레콤 역시 수송동 지역으로 이전을 고려, 부지 매입까지 완료했으나 침체된 원도심을 살리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결국 이곳에 새 둥지를 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덕에 주변이 한결 밝아졌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 원도심 중심지에 자리 잡은 대형 건물들을 어떻게든 활용하자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옛 신한은행 건물과 우일 시네마 건물 등은 영동상가와 예술의 거리 사이를 둔 최적의 위치에 있는 만큼 이와 연계해 시민과 예술인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새로운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주민 원모(35)씨는 “원도심의 조속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더 이상 대형건물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대형건물들을 오랫동안 비워두기 보다는 연극과 공연을 소화할 수 있는 소규모 극장을 조성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도심내 주요가로변에 위치한 대형건물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경우 심화되고 있는 이 일대의 공동화 현상을 막고 새로운 이미지 창출과 함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런 가운데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대형건축물에 대해 관계기관과 관리주체, 지역민 등이 모여 활성화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뜻있는 시민들은 “수원 등 일부 지자체에서 흉물로 전락한 건물들에 대한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군산에서는 이런 자리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며 “군산 발전을 위해서라도 여러 의견을 조율해 활용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