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경기불황으로 수주 가뭄에 시달리는 현대중, 삼성중,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 조선소 3사에 위기가 닥쳤다. 이 불똥이 군산까지 튀면서 지난 2010년 3월 야심차게 문을 연 현대중 군산조선소가 6년 만에 존폐의 기로에서 최후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과 연결된 수많은 근로자들은 ‘그래도 뭔가 잘될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갖고 무거운 발걸음을 떼고 있지만 현실은 그저 가혹하기만 하다. 최근 현대중 군산조선소 계열사 대표 사망 소식에 이어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이 확실시 된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면서 이들을 절벽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것. 이런 분위기를 대변하듯 지난 22일 찾은 군산 산단 및 조선소 주변 현장은 말 그대로 적막감이 감돌았다. 경기가 좋던 시절 수많은 화물 트럭들이 바쁘게 오고 갔을 법한 도로가에는 물건을 가득 실은 차량 대신 ‘현대중 군산조선소 폐쇄’ 관련 현수막만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특히 길가의 전주 마다 공장 ‘매매’ 또는 ‘임대’를 알리는 전단을 쉽게 발견할 정도로 기업들의 어려운 현실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었다. 공장의 한 관계자는 \"일감이 현격히 줄어들었다“며 ”더욱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여파로 주변이 더욱 활기를 잃어 가고 있다“고 했다. 이곳에 만난 박모(35)씨 역시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빈 상태로 남아있는 공장이 꽤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내년이면 더 심해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중 군산조선소의 경우 내년 1분기 이후에는 작업물량이 없는 상황으로 이대로 가다간 근로자 대량실직과 협력업체 폐업 등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 군산조선소는 전북 수출의 8.9%, 제조업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군산과 전북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산업체라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매우 크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도내 정치권과 상공인, 단체들도 ‘군산조선소 존치’를 연일 외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여전히 메아리도 없이 허공을 맴돌고 있을 뿐이다. 현대중 군산조선소 내부에서도 사실상 존치보다 포기하는 쪽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현대중 군산조선소에 일한다는 자부심도 잠시, 불과 몇 년 만에 이런 참혹한 운명을 맞게 될지는 몰랐습니다. 앞날 걱정에 하루하루가 괴롭습니다” 두 자녀의 아빠로써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한 직원의 푸념 섞인 말에서 깊은 고뇌가 느껴진다. 이 직원은 “일감이 줄어들면서 이미 관련자 700여명이 실직했다”며 “다음은 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고민은 비단 이 직원뿐일까. 동료들 역시 하루하루가 좌불안석(坐不安席)일 터. 더 나아가 28만 군산시민 및 200만 전북도민들에게도 엄청난 타격과 충격을 줄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박정희 시의장은 “군산조선소 폐쇄는 대량 실직과 협력업체의 줄도산으로 이어져 결국 군산지역경제는 물론 전북경제 파탄에 이를 수 있는 중차대한 사항\"라며 ”군산조선소 존치를 위해 전북도민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군산의 안일한 기업 정책은 물론 산단 내 구조 및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군산산단 입주업체들이 현대중과 한국지엠 등 대기업 의존도가 높다보니 원청의 적자 경영 위기가 곧바로 직격탄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기술개발과 미래지향적인 업종 전환 등을 통해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 산단 관계자는 “그 동안 군산이 경제 시장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그 충격파는 더욱 커지고 있다”며 “이런 사태가 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향후 기본 산업의 기반 위에 첨단미래산업을 육성하고 개발하는 자구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