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雪上加霜)’ 눈 위에 또 서리가 내린다는 뜻으로 어려운 일이 연이어 일어남을 비유하는 말이다. 현재 군산을 두고 시민들이 자주 하는 말 중 하나다. 최근 들어 지역사회에 악재가 잇따르면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연거푸 터져 나오는 부정적인 소식에 시민들은 “군산에 드리워진 먹구름이 걷히고 언제쯤 햇살이 비출 수 있을지” 상당히 걱정하는 모습이다. 올해 AI 발생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에 이어 군산전북대병원 건립 무산론, 한국GM 군산공장 철수설까지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군산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9개월 연속 아파트 미분양 관리지역에 안전사고도 끊이지 않는 등 그야말로 (군산이) 총체적인 난국에 놓인 상황이다. 우스갯소리로 “군산은 자고 일어나면 일이 터진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 한 때 군산은 새만금 개발 호재와 함께 대기업 유치 등이 맞물려 순풍에 닻을 단 배처럼 잘 나간 적이 있었다. 매년 3000여명씩 인구가 증가했고 지곡동과 수송택지지구를 중심으로 신규 아파트 및 상가 분양이 잇따라 추진되는 등 각종 개발 호황 속에 전국에서 가장 핫(hot) 도시로 부상하기까지 했다. 당시 불황 무풍지대라는 말은 괜한 소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군산의 이 같은 상승세는 강산이 한번 변하기도 전에 꺾였고, 현재는 암울한 미래를 우려해야 판이다. 군산 경제를 이끌던 양대 산맥인 현대중 군산조선소와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그 중심에 서 있다는 점에서 충격파는 더해지고 있다. 지난 2010년 3월 준공된 군산조선소가 끝내 문을 닫은 가운데 여전히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대책마련 속에 금방 나올 것 같은 해결책은 기대와 달리 길어지고 있다. 5000명이 넘는 근로자가 일했던 군산조선소는 현재 설비와 공장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최소 인력 50여명만 남고 모두 공장을 떠난 상태다. 군산의 핵심시설이 중단되면서 이에 따른 근로자 대량 실직 및 폐업 등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고, 지역상권 등도 후폭풍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실제 6월 말 현재 군산조선소 주변 원룸의 공실률은 절반 가까이를 육박하고 있고 음식점 및 마트 등 폐업하는 가게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의 대표 기업 한국지엠 군산공장도 마찬가지.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한국GM 군산공장 철수설’이 연이어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GM측은 낭설에 불과하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가뜩이나 지역 분위기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찜찜함을 감출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군산시민의 숙원사업인 군산 전북대병원 건립마저 무산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전북대병원이 당초 계획과 달리 ‘병원 건립 타당성 재조사 용역’을 진행하면서 이 같은 의혹이 불거졌다. 전북대병원이 토지보상을 앞두고 돌연 이러한 용역을 시행한 만큼 용역결과를 토대로 병원사업에 발을 빼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급기야 시의회가 성명서까지 발표하며 “군산전북대병원의 타당성 재조사 연구 용역으로 인해 모든 것이 무산될까 시민들이 동요하고 있다”며 “약속 파기는 시민들을 철저히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다. 향후 조속한 추진 계획을 시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군산경제의 위기 신호가 곳곳에서 드러나면서 시민들은 물론 출향인들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안산에서 사는 김모(43)씨는 “몇 년전 만해도 군산하면 가장 주목받는 도시였고 고향에 대한 자부심도 컸다”며 “군산이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어려워졌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힘을 모아 옛 명성을 되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성곤 시의원은 최근 5분 발언을 통해 “군산조선소 폐쇄, 바이오 발전소 착공, 한국지엠 군산공장 경영이상설 등 군산이 심각한 위기에 빠져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