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년대만 해도 중앙로를 따라 영동, 장미동, 죽성동, 신영동 등으로 이어지는 일정한 지역은 군산의 대표적인 상권이였다. 그 중 200~300m의 영동상가는 이 일대 상권의 핵심. 의류와 구두, 가방 등을 파는 쇼핑상가를 중심으로 그 주변에는 각종 음식점과 유흥 오락시설 등 수 백 개에 달하는 상가가 밀집했다. 어렴풋한 기억을 더듬어보면 당시의 영동상가는 ‘호황’ 그 자체였다. 명절 등과 같은 특별한 때면 상가마다 특수를 누렸고, 수 많은 인파들로 영동거리를 가득 채웠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군산의 ‘소비문화 중심지’였다. 그러던 영동상가가 오래 전부터 침체기에 빠졌다. 인구가 밀집된 수송동 등으로 상권이 옮겨간 탓이다. 결국 영동상가는 아침이 바뀌면 빈 점포가 하나, 둘씩 늘기 시작했다. 영동상가 부활을 위한 상인들과 군산시의 노력도 없지 않았다. 우선 말끔하게 상가 간판을 정비했다. 또 보도블럭도 새롭게 깔았다. 심지어 현재는 메워졌지만 영동상가 도로 한 가운데에 작은 내를 만들어 물이 흐르도록 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동상가는 재기하지 못했다. 게다가 인근에 대형 아웃렛 매장이 들어설 예정이자 영동상가의 현실은 더욱 암울하기만하다. 군산시가 지난해 10월 13일 영동상가 현황을 조사한 것을 보면 전체 105개의 상가 중 당시 영업 중인 곳이 75곳, 빈 점포가 30곳이었다. 시가 약 10개월이 지나 재조사했더니 빈 점포는 45곳(영업 60곳)으로 더욱 늘었다. 같은 시기 예스트상가가 전체 80곳 중 80곳, 나운상가가 88곳 중 78곳, 강천상가 73곳 중 68곳, 수송동 아웃도어 상가거리 41곳 중 41곳이 영업 중인 것과 좋은 대조를 이룬다. 지역내 상권이 힘든 것은 다 마찬가지겠지만 유독 영동상가의 현실이 얼마나 더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통계다. 이 때문에 영동상가의 부활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대형 아웃렛 입점에 따른 영동상가의 이른바 상가 공동화(空洞化) 현상마저 우려되기 때문이다. 영동상가의 부활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