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 앵글 지엠 총괄부사장, 군산공장 회생 불가·매각 가능성 언급 지난 21일 한국지엠 군산공장 인근. 지엠이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한 지 일주일이 지난 이곳은 말 그대로 적막감이 감돌았다. 수많은 차량들이 바쁘게 오고 갔을 법한 정문은 굳게 닫힌 채 경비원들만이 철저하게 외부 통제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엠 본사는 지난 13일 군산 공장을 5월 말까지 완전히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따뜻한 정을 나누는 설 명절을 사흘 앞두고 사형 선고를 내린 것. 갑작스런 소식에 지역사회의 충격파는 더 컸다. 시민들은 \"군산이 또 희생양이냐\"며 분노하고 비난했다. 도심 곳곳에는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관련 플래카드들이 (시민들의 마음을 대변하듯)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람에 나부끼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에 이어 한국지엠 군산공장까지 문을 닫으면서 군산은 그야말로 후폭풍에 휩싸였다. 한 중소도시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고통이다. 한 때 전국에서 가장 뜨거웠던 군산이 왜 이 모양이 됐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에 가슴을 치는 한 토박이의 말에서 오늘의 군산의 암울한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군산조선소 이어 한국지엠마저…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1997년 대우자동차 시절에 세워졌다. 미국의 글로벌 자동차기업 GM은 지난 2002년 이곳을 인수해 GM대우를 출범시켰고 이후 지난 2011년 3월 브랜드명을 쉐보레로 바꾸면서 사명을 한국GM으로 바꿨다. 군산공장은 레조와 라세티와 라세티 후속인 J300(1세대 크루즈), 라세티 프리미어, 올란도 등의 볼륨 차종을 생산하며 2014년 글로벌 판매 300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쉐보레 브랜드 유럽 철수와 세계경기 침체 등 직격탄을 맞으면서 생산물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군산공장은 지난 20년 동안 군산과 나아가 전북의 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다. 한국GM 군산공장은 군산 지역 제조업 생산의 6.8%, 수출의 2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핵심 기업이다. 자영업자 김모(49)씨는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이라는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문제가 또 터졌다\"며 \"앞으로 군산에서 살 길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문동신 시장은 \"한국지엠 측의 일방적인 군산공장 폐쇄결정 발표는 20여 년간 지엠을 가족처럼 여기며 전폭적인 지지와 깊은 애정을 쏟아부었던 군산시민에게 비수를 꽂는 기만행위\"라며 \"우리 모두는 그 배신감에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산의 앞날이 더 걱정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폐쇄되면 당장 직원 2000여명이 실직 위기에 내몰릴 처지다. 협력업체들 역시 큰 위기를 맞게 된다. 현재 GM 군산공장 1․2차 협력업체는 136곳에 달한다. 협력업체 근로자만 1만3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까지 포함하면 5만여 명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여있으며 이는 군산 전체 인구의 6분의 1 수준이다. 이 여파로 인구 감소, 산업단지 침체, 상권 붕괴 등 경기 침체 도미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게 지역 사회의 걱정이다. 이런 가운데 통계청이 지난 21일 내놓은 시군별 주요 고용지표 집계가 주목을 끌고 있다. 이에 따르면 군산의 고용률은 52.6%로 전년 동기보다 2.5%포인트나 하락했다. 익산시(52.1%)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같은 기간 실업률도 1.6%에서 2.5%로 0.9%포인트 상승했다. 실업률은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지만 2015년 하반기 1.0%, 2016년 하반기 1.5%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군산의 지표들은 전국 시 지역 평균보다 악화의 정도가 훨씬 컸다. 지난해 하반기 시 지역의 평균 고용률은 58.7%로 전년 동기대비 0.7%포인트 하락했고, 평균 실업률은 3.5%로 전년 동기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 오는 5월 한국지엠 군산공장까지 문을 닫게 되면 군산지역의 고용율과 실업율은 더욱 어두울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케한다. 군산공장 부활이냐 매각이냐 결국 지엠 한국공장이 문을 닫게 되면 향후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여전히 적 잖은 지역민들은 \"군산공장의 정상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고용승계를 전제로 한 매각 주장도 솔솔 나오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를 비롯한 일부의 정치권에서는 GM 측에 공장 폐쇄를 즉각 철회하고, 자구책을 마련하라고 연일 촉구하고 있다. 절박한 처지에 놓여있는 지역사회도 비슷한 주장이다. 군산시와 시의회, 군산상공회의소는 지난 19일 군산시청 브리핑룸에서 성명서를 발표하며 \"한국지엠은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며 정부의 한국지엠에 대한 재정지원 역시 반드시 군산공장 정상 가동을 전제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폐쇄)철회가 안 된다면 반드시 군산공장 직원고용 승계를 전제로 한 매각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군산공장 폐쇄 철회는 사실상 불가능한데 따른 것이다. 배리 앵글 제너럴 모터스(지엠) 총괄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한국지엠 군산공장 재가동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배리 앵글 부사장은 20일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과 함께 국회를 방문해 여야 원내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군산공장의 경우)수익 창출이 불가능하다\"며 \"신차개발을 포함해 투자를 하더라도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에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산공장의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GM의 확고한 입장을 다시한번 내비친 셈. 다만 그는 \"인수 의향자가 있다면 매각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며 매각 처분 계획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군산공장이 향후 매각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지도 지역사회의 관심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