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기업들이 문을 닫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군산지역 공단 인근 상권이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고 있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과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끝없는 침체를 겪고 있는 군산지역이지만, 그중에서도 직격탄을 맞은 곳은 오식도동과 비응도동 인근 등이다.
이곳은 일터를 잃은 근로자가 속속 떠나면서 원룸 공실률이 60~70%에 달할 만큼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최근 구매자들의 매매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물론 현재의 상황에서 문의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오식도동과 비응도동 등 산단 인근 지역에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건 분명 긍정적인 신호라는 평가다.
최근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오식도동 원룸 건물과 상가 등에 대한 문의가 과거보다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이 일대에는 약 500개의 원룸과 200여 곳의 상가가 밀집돼 있다.
또 이곳과 인접해 있는 비응도동도 이와 유사한 문의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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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일부 급매로 나왔거나 저가 건물들의 경우 매매가 성사되고 있고, 빈방을 찾는 문의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됐던 6~7년 전 만해도 외지에서 유입된 젊은이들과 외국인 근로자 등 원룸 수요가 많았다. 하지만 기업 붕괴로 인한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빈 원룸과 상권이 많아지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이 때문에 원룸 건물 곳곳에는 ‘임대·매매’를 알리는 현수막이 수두룩했고, 특히 5~7억원을 호가했던 원룸 건물 값도 반 토막이 났지만, 찾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한국지엠 군산공장 매각과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단지, 중고차 수출복합단지 조성 등 잇따른 호재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저렴하게 나온 매물 등을 미리 사놨다가 향후 산단 등이 활성화되면 임대료를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심리와 장기적인 투자 차원에서라는 분석이다.
오식도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개발 소식이 있으면 사람들이 관심을 두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확실히 1~2년 전보다 문의가 늘어나고 저가의 원룸들은 거래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대만큼 활발한 정도는 아니다”라며 “아직 확대 해석하기에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이어 “원룸도 그렇지만 경매로 나온 공장들에 대한 낙찰률도 높아졌다”며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겠지만 당분간 이곳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급매로 나온 원룸들이 예전에 비해 상당수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산단 분위기가 서서히 전환되고 있는 만큼 저렴하게 팔 바엔 좀 더 시간을 두고 제 값에 팔겠다는 계산법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지난해만 해도 원룸을 팔기에 급급했지만 지금은 더 지켜보겠다는 건물주가 많아졌다. 그러다보니 문의에 비해 거래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밝혔다.
주민들도 오식도동 부동산 시장이 조금씩 꿈틀거리고 있는 것에 반색하는 모습이다. 오식도동의 한 원룸 임대업자는 “과거에는 매물을 내놓아도 전화한통 없었지만 최근 들어서 매매와 관련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실제로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그래도 이 같은 문의가 이어지면서 조금씩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체감은 안 되지만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예전처럼 사람이 북적대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모처럼 만에 군산지역의 호재 소식에 끝없는 추락의 모습을 보였던 산단지역이 조금씩 활기를 띔에 따라 군산지역 전체로 이 같은 활기가 이어졌으면 하는 시민들의 바람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