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군산형 일자리 상생협약식 개최
전북도(지사 송하진)와 군산시(시장 강임준)는 지난달 24일 (주)명신 군산공장에서 양대 노총 군산시지부와 5개 전기차 완성차기업 및 부품기업의 노사 대표, 정부 관계자, 군산시민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북 군산형 일자리 상생협약식을 개최했다. 이날 협약식은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침체된 지역경제의 회생을 바라는 염원을 담아 ‘군산, 새로운 도약!’이라는 슬로건 아래 식전공연, 군산형 일자리 소개영상 상영, 소감발표, 협약체결, 상생형 일자리의 성공적인 추진을 염원하는 퍼포먼스 순서로 진행됐다.
협약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중소기업벤처기업부장관, 고용노동부장관, 일자리위원회부위원장, 경제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국가균형발전위원회위원장 등 중앙부처 인사와 손학규․정동영․심상정 대표 등 주요 당 대표 및 지역 국회의원 등이 참석해 군산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문재인 대통령…“그동안 군산이 제일 아픈 손가락이었다”
전북 군산형 일자리 상생협약식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군산이 제일 아픈 손가락이었다”며 “이번 전북 군산형 일자리는 지역 상생형 일자리의 6번째지만 특히 양대 노총이 함께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군산 시민들에게 적지 않은 희망을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중소기업 중심으로 원-하청 간 수평적 관계를 만든 점을 강조하며 “지금의 관계(노사민정 간 상생의 관계)를 잘 유지해 빠른 성장은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상생형 일자리 모델이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협약식을 마치고 곧바로 상경하지 않고, (주)명신 군산공장 등을 둘러보며 군산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보였다.
◇대기업이 떠난 폐허에 중견․벤처기업이 모여 경제회복
이번 협약을 통해 탄생한 전북 군산형 일자리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한국지엠 군산공장 등 대기업이 떠난 폐허에 전북도 노사민정의 대타협으로 작은 가치들이 모여 더 큰 가치를 만들었다는 것에 그 의미가 있다.
군산을 떠난 한국지엠과 현대조선소는 군산 GRDP의 23.4%를 차지하는 지역의 핵심기업이었다. 그 여파로 지난해 2,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협력업체와 연관 서비스업의 휴․폐업 등으로 군산 시민의 약 4분의 1 가량이 극심한 생계위기에 봉착했다.
이번 전북 군산형 일자리는 대기업이 떠나 붕괴된 군산시 산업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를 통해 전북도와 군산시, 양대 노총을 포함한 지역 노사민정이 그간 대기업에만 의존한 것에 대한 뼈를 깎는 반성에서 시작,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기업이 아닌 경쟁력이 있는 중견․벤처기업 중심의 일자리를 구상했고, 노사민정의 대타협을 통해 불과 1년 6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다.
번 상생협약을 통해 오는 2022년까지 1,900여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예상돼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잃었던 일자리를 다시 회복, 그간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어야 했던 군산은 고용창출로 경제 재도약의 꿈이 가능해졌다.
한 당장 내년부터 900여명을 대규모로 신규 채용할 계획이어서 그동안 침체됐던 주변상권, 연관 서비스업이 활기를 되찾아 빠른 경제회복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미래 신산업 육성
전북 군산형 일자리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튼튼한 경제구조를 만들기 위해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산업을 탈피해 미래 신산업으로 일컬어지는 전기차 산업생태계 조성이라는 큰 목표를 가지고 있다.
완성체 업체인 (주)명신, (주)에디슨모터스, (주)대창모터스, (주)엠피에스코리아와 (주)코스텍 등 부품업체는 옛 한국지엠 군산공장과 새만금 산업단지 제1공구에 오는 2022년까지 4,122억원을 투자해 17만여대 규모의 전기 승용차․버스․트럭․카트 등을 생산할 계획으로 명실상부한 전기차 산업의 메카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주)명신은 엠에스오토텍의 자회사로 연매출 3,886억원(2018년) 규모의 중견기업이며, 올해 군산공장을 인수해 생산라인 구축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오는 2021년 중국 전기차 바이톤(Byton) 위탁생산을 시작으로, 자체 생산 플랫폼 구축을 위한 R&D에 집중해 2023년부터 자체모델을 생산할 계획이다.
또 (주)에디슨모터스는 천연가스․전기버스 등 상용차 전문 제조사로 국내시장의 50%를 점유하는 연매출 230억원 규모(2018년) 강소기업으로, 올해 연말 착공해 오는 2020년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전북 군산형 일자리의 특징 및 강점
전북 군산형 일자리는 양대 노총 등 지역의 모든 주체들이 참여해 완성도 높은 상생협약안을 도출했다. 다른 지역 상생형 일자리에 참여하지 않았던 민주노총이 상생형 일자리 거버넌스 구축 단계부터 기업유치, 상생협약안 마련, 갈등 중재 등 전 과정에 걸쳐 적극적으로 참여해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이 모두 참여한 사례는 전북 군산형 일자리가 유일하다.
양대 노총이 모두 참여함에 따라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면서도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갈등은 최소화시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또 중견․중소기업 중심의 원-하청 간 수평적 구조와 다양한 상생방안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기존 대기업 1곳에만 납품해 의존적이고 종속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수평적 계열화 협약으로 부품업체의 개방적 납품을 통한 공동활용, 부품업체의 생산물량 증가에 따른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또한 60억원 규모의 공동복지기금 조성을 통해 원-하청 간 복지격차를 줄이고, 임금 공동교섭으로 원-하청 간 임금격차를 줄이는 방안도 타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상생요소이다.
여기에다 전국 최초로 도입된 지역 공동교섭은 적정임금, 적정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각 사업장별 특성에 맞게 재교섭하는 방식으로, 이를 위해 참여기업 노사가 모두 참여하는 전기차클러스터 상생협의회를 구성․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노사 간 갈등 발생시 5년간 상생협의회의 조정안을 수용하도록 규정해 협약의 실효성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강임준 군산시장 “모두가 손잡고 미래 향해 도전하자”
강임준 시장은 전북 군산형 일자리 상생협약식을 개최하게 된 것에 대해 군산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함께 해주시는 문재인 대통령과 노력을 기울여 주신 송하진 지사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강 시장은 “전북 군산형 일자리는 모두 함께 만드는 일자리로 이제 군산은 모두가 손잡고 미래를 향해 도전하는 것만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도전의 길이 어려울 수 있지만 아무리 어렵더라도 함께하면 즐거운 길이 될 거라 확신한다”며 “사회적 합의에 기반을 둔 전북 군산형 일자리는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질 것이며, 좋은 일자리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