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와 일부 남쪽 지역에서만 볼 수 있었던 감귤나무가 군산에서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10월이면 군산에서 처음 재배된 감귤을 시민들이 맛 볼 수 있게 된다. 3,500㎡ 규모에 약 300여 그루의 감귤 묘목이 자라고 있는 군산시 대야면 지경리 농장에는 어린 묘목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군산 최초의 감귤을 선보일 주인공은 젊은 농업인 김정직(34) 씨다. 농민인 아버지 김운택(60) 씨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농업과 자연스레 친해진 그는 농업의 미래를 보고 27살에 본격적으로 농업에 뛰어 들었다.
그는 군산농업기술센터에서 아열대작물 시범공고를 보고 감귤재배에 도전했다. 김 씨의 감귤재배는 요즘 농촌에서 젊은이를 찾아보기 힘든 현실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그는 군산지역의 일조량이 제주도 등 감귤재배 지역과 큰 차이가 없고, 하우스 재배를 위해 보일러로 적정한 온도를 맞추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과감하게 감귤재배를 시작했다.
감귤재배는 전국적으로 2만1,500ha가량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제주도에서 99%이상 생산되고 있지만, 전북에서는 이미 정읍과 익산 작목반에서 시범생산을 하고 있다. 제주도 외 지역에서는 13~14가지의 모양과 크기가 다르고, 묘목이 다른 종류를 키우고 있어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반면, 재배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김 씨는 내년 수확 후 크기가 굵고 상품성이 좋은 제품은 농가방문단을 통해 주로 체험사업에 활용하고, 열매가 많은 묘목은 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감귤을 수확해 소득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민과 농가방문단이 직접 방문해 수확체험이나 가공체험 등에서 경쟁력이 있으며, 감귤을 이용한 디저트, 차, 음료 등을 제조․판매하는 카페운영으로 6차 산업의 성공모델로 만들어 나가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가격과 물량 등으로 제주도산 감귤과 경쟁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지만, 우수하고 안전하며 지역에서 정성껏 생산한 감귤을 활용해 체험과 가공식품 등으로 승부한다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그가 농업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진 것은 농민인 부친의 영향도 있지만, 4-H라는 농촌청소년 지도사업 단체에 가입하면서부터다. 4-H는 농촌의 청소년 지도사업을 목적으로 청소년층에서 자생적인 지도자를 키워내는 역할을 위해 지난 1973년부터 낙후된 농촌의 생활향상과 기술개량을 도모하고 청소년들을 고무하기 위해 시작된 운동이다.
군산에서 처음 감귤재배를 시도한 김 씨도 이 곳에 가입해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농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군산지역 4-H회장을 지낸바 있으며, 현재는 전북도 4-H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정직 씨는 “군산에서 처음 감귤재배를 시도한 만큼 자부심도 남다르고 주변의 지인과 시민의 기대와 관심이 큰 만큼, 성공적인 재배와 판매로 보답하겠다”며 “이 같은 성공을 바탕으로 다른 농가와 협동조합 등 감귤농업을 확장해 군산의 또 다른 특화작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