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군산∼제주 노선을 하루 두 번 운항…차질 없어 군산에 본사를 둔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 매각됐다. 2일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항공업계가 생존 위기에 놓인 가운데,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최종 결정했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군산∼제주 노선을 하루 두 번 운항하고 있다.
다만 인수 계약은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를 감안해 당초 예정가보다 150억원을 줄어든 545억원에 매각이 성사됐다. 제주항공은 2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545억원에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주식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천주이며, 지분비율은 51.17%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이스타홀딩스에 이행보증금으로 지급한 115억원을 제외한 차액 430억원은 지분 취득예정일자인 오는 4월 전액 납입할 예정이다.
당초 양해각서를 맺을 당시 공시한 매각 예정 금액은 695억원이었지만, 최근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양측 합의 하에 인수가액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당초 지난해에 SPA를 체결할 예정이었지만 실사작업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며 SPA 체결을 두 차례 연기했다.
양사는 최근 항공시장의 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을 함께하고,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항공산업 위기 극복과 공동의 발전을 위한 올바른 방향임을 공감하며 최종인수가액과 방식, 절차 등에 최종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번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로 국내 처음으로 항공사간 통합이 이뤄지게 됐다. 이에 따라 향후 항공업계의 재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이번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원가 절감, 노선 활용의 유연성 확보,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가격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여객 수요가 급감하면서 항공편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이미 양사가 일부 항공편을 공동 운항하기도 했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현재 코로나19 이슈 등으로 인한 항공시장 상황을 고려해 궁극적으로 항공업계 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양사 간의 양보를 통해 가격조정을 이뤄냈다”며 “운영효율 극대화를 통해 이스타항공의 경영 안정화와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민간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자구 노력의 일환”이라며 “이번 합의를 통해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또한 지금의 위기극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항공 산업은 코로나19 사태로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관광, 호텔, 자영업 등과 따로 볼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산업으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과 금융 지원 등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저비용 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은 지난 2007년 10월 설립돼 2009년 1월에 김포~제주 간 국내선 노선, 같은 해 12월에는 인천~쿠칭 간 국제선 부정기 노선에 첫 취항했다. 이어 2013년 4월에 티웨이항공과 코드쉐어 협정을 맺어 여러 노선을 공동운항하고 있으며, 제주·김포·청주·군산·부산 등의 국내선을 비롯해, 중국·일본 및 동남아 등으로 국제선 노선을 확장해나갔지만 적자가 누적되면서 제주항공에 매각됐다.
시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이스타항공은 군산∼제주 노선을 하루 두 번 운항하고 있으며, 이번 제주항공으로 매각 여부와 산관 없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전망”이라고 밝혔다.<전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