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이 가동을 멈춘 군산조선소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17년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멈춘 지 4년만의 지역민의 숙원이었던 군산조선소 재가동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는 군산시민과 지자체,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재가동을 요구하며 노력한 결과인 동시에, 국회의원직을 걸고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약속한 신영대 의원의 가시적인 성과이기도 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대해 반색하면서도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난 수 년 동안 군산조선소 재가동이라는 희망의 불씨만을 던져 놓을 뿐 제대로 실현된 적 없었기 때문에 타오르지 못하고 사그라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다 군산조선소 가동이 선박 건조가 아닌 블록제조에 불과해 과거에 비해 크게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자칫 기대가 실망감으로 돌아설 수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재가동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던 현대중공업이 최근 ‘전북도, 군산시와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대해 꾸준히 논의해오고 있으며, 다양한 활용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라는 입장을 내놓아 지역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이유로 올해 현대중공업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연간 수주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는 등 실적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이 전 세계 수주국가 1위로 올라서고 있을 만큼 조선업 호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조선해양은 224척, 총 227억 달러를 수주하며 135% 수주 목표 달성률을 보이는 등 지난해와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나 조선 경기가 좋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같이 현대중공업의 수주 호황이 지속됨에 따라 안정적인 일감확보와 수주잔고는 물론, 조선업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돼 군산조선소 재가동 여부와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과 활용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를 재가동하겠다고 해도 조선업 특성상 협력사가 없으면 선박 건조가 어려워, 예전처럼 군산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건 효율성 등을 이유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 따르며, 선박 블록 생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는 현대중공업이 올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하면서 선박 수주가 늘어나면 선박구조물인 블록제작 물량도 많아지기 때문에 내년부터 울산조선소 블록 생산 공간이 부족해질 거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이 조선블록 생산에 필요한 여건을 갖추기 위해 긴밀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문제는 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의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바로 결정한다 해도, 가동중단 이후 유출된 기술인력 확충과 시설 정비 등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군산조선소 실질적인 재가동은 1~2년 뒤인 오는 2023년에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기자재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역민들이 거는 기대가 물거품으로 사라지지 않도록 현대중공업과 군산시, 전북도의 빠른 판단과 장기적인 군산조선소 운영을 위한 대책 마련 또한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난 신영대 국회의원은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위한 큰 틀의 합의는 있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조율 중”이라면서 “군산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정도의 재가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