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하반기부터 2년 넘게 아파트 가격 변동률 상향 곡선
공시가 1억 미만 아파트에 외지인 투자 비중↑…취득세 중과 미적용
군산조선소 재가동과 디오션시티․신역세권 등 개발 호재도 한몫
“일자리와 인구 동반 감소로 내리막길을 걷던 군산 집값이 이렇게 살아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새만금 개발, 군산 전북대병원 건립, 군산조선소 재가동 등의 호재가 군산지역 아파트값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군산 집값이 큰 폭으로 뛰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금리 인상, 경기 침체 전망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하락하고 있지만, 군산지역 집값은 뒤늦게 상승기류를 타면서 올해 비수도권 집값 상승률 1위에 등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매매가격동향에 따르면, 군산은 지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년 연속으로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하다가 2020년 하반기부터 2년 넘게 아파트 가격 변동률이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다만 최근 3주간 0.23%, 0.19%, 0.08%까지 금리인상으로 상승폭이 둔화됐지만,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1년 12월 27일~2022년 8월 1일 기준, 군산 아파트값은 4.7%가 올라 경기 이천(7.4%)에 이어 두 번째로 높고 비수도권 중에서는 1위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뜨거운 분위기다.
전국 주간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5월 9일(-0.01%), 서울은 5월 30일(-0.01%), 수도권은 5월 9일(-0.02%), 지방은 6월 13일(-0.01%)부터 마이너스로 전환해 최근(8월 8일)까지 하락세에 접어든 것에 비하면 분위기가 정반대다.
군산 집값이 상승하는 데는 지역경제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 한때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지엠 군산공장 등 지역 주요 기업들이 철수하거나 생산을 중단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면치 못했던 지역경제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군산지역 집값도 다시 꿈틀거리는 모습이다.
앞서 군산 집값은 지난 2020년, 인근 전주시가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자 ‘규제 풍선효과’로 집값이 오르고 공급도 크게 늘기 시작했다. 여기에 외지인의 투자 비율도 높아졌으며, 특히 공시가격 1억원 미만의 저가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아파트는 전세가율이 높아 실제 투자 금액이 적은 데다 여러 채를 사더라도 취득세가 중과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주택 매매 현황에 따르면 지난 5월 군산은 외지인 비중이 37.3%로, 전국(31.3%)과 전북(30.1%)에 비해 각각 6.0%와 7.2% 높았다.
거기다 빠르면 오는 10월 군산조선소가 재가동됨에 따라 지역경제가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붙기 시작했고, 신도시 개발사업인 ‘디오션시티’, 군산 기차역 인근의 ‘군산 신역세권’ 개발, 새만금 국제공항, 새만금 인입철도 건설사업 등 개발 호재도 곳곳에서 가시화되며 집값 상승에 한 몫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군산지사의 한 관계자는 “군산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는 군산조선소 재가동 등 호재 영향도 있지만, 취득세 등 세금 측면에서 유리한 공시가격 1억원 미만 대단지 아파트로 지난 6월까지 외지인 수요가 몰렸던 것이 큰 역할을 했다”면서 “다만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곧 군산 집값은 상승세를 끝내고 보합세(가격이 거의 변동 없이 그대로 유지되는 시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