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판장․수산물 저장시설 현대화 등 브랜드화 박차
군산이 전국적인 ‘홍어 1번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홍어 총허용어획량(TAC: Total Allowable Catch)을 놓고 전남 신안군 흑산도와의 주도권 다툼에서 군산이 우위를 점한 것. 이제 우리나라에서 홍어가 가장 많이 잡히는 수역은 군산 어청도 근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최근 확정한 연간 홍어 TAC는 3,668톤으로, 이 가운데 군산 해역에서 1년간 잡을 수 있는 허용 어획량은 전국 최다인 1,351톤이다. 이어 2위 충남 792톤, 3위 전남 757톤, 4위 인천 254톤 순이다. 특히 그동안 홍어 주산지로 여겼던 전남과는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더욱이 이번 홍어 TAC는 국립수산과학원의 홍어 자원량 평가와 최근 3년간 어획량, 어선 규모 등을 고려해 해당 시·도에 TAC 물량을 할당한 것이어서 군산이 국내 최고 홍어 주산지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TAC는 어종별로 연간 잡을 수 있는 상한선을 정하고 어획할 수 있도록 하는 대표적인 수산자원관리 제도로, 그동안 홍어 TAC 적용을 받았던 전남 신안군 흑산도 근해와 인천 옹진군 대청도 근해 2곳에 이어 군산 해역은 올해 처음으로 TAC 적용을 받는다.
앞서 군산 어청도 인근 해역은 수온 영향 등으로 홍어 어획량이 급증했다. 실제 2017년 군산 홍어 점유율은 2%(4톤)에 그쳤지만, 2018년 36톤, 2019년 224톤, 2020년 637톤으로 점차 늘더니 지난해 전국 생산량(3,121톤)의 45%(1,417톤)을 차지했다. 반면 과거 30%를 점유하던 신안 흑산도 홍어는 지난해 14%(407톤)으로 줄었다.
어민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군산지역 홍어잡이 어민들은 흑산도 등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만큼, 다른 지역보다 어선별 TAC 물량을 더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현재 군산지역의 홍어잡이 어선은 낚시를 사용하는 근해연승어선 12척이 조업 중이다.
이들은 “군산 홍어의 맛과 품질은 흑산도와 비슷한데 가격은 2배나 차이가 났다”면서 “현재 수준의 어획량이 확보된 만큼 지자체, 수협 등과 함께 군산 홍어를 브랜드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시는 군산 홍어 소비촉진은 물론, 지역의 대표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해 ▲위판장과 수산물 저장시설 현대화 ▲수산물이력제·지리적 표시제 등록 ▲가정간편식(HMR)․밀키트 등 개발 ▲할인행사(직거래장터 등) 운영 등에 힘쓸 계획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홍어가 군산의 새로운 특산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는 1999년 수산자원을 지속해서 이용·관리하기 위해 TAC 제도를 도입했다. 홍어가 TAC 대상이 된 건 2016년으로, 홍어 TAC는 해당연도 7월부터 다음 해 6월까지 적용된다. <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