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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새만금, 갈라진 반도체…국가전략 시험대 위로”

전력 인프라·지역 갈등·정치 변수 ‘삼중 충돌’…분산배치 원칙 재점화

박정희 기자(pheun7384@naver.com)2026-02-19 15:47:49 링크 인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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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산업단지에 조성된 가상 반도체 생산시설 조감도. 태양광 단지와 주변 인프라가 함께 배치된 형태다.



< SEMICONDUCTOR = 반도체

FAB = Fabrication plant(제조공장)의 줄임말로 반도체 업계에서 반도체 생산공장을 의미하는 전문 용어.
따라서 SEMICONDUCTOR FAB = 반도체 제조공장, 즉 반도체 생산시설이라는 뜻이다. 원래 현장에서는 Fab Foundry(위탁생산 공장) Fabless(공장 없이 설계만 하는 회사)로 구분해서 쓴다. >

 

120조원 규모 용인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새만금 이전 논란’이 산업계·정치권·지역사회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정부는 “이전은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정치적 이해와 지역 민심, 산업계 우려가 뒤엉키며 단순한 입지 논쟁을 넘어 한국 반도체 전략의 근본 방향을 둘러싼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용인의 집적 생태계 vs 새만금의 신재생 기반


용인은 삼성전자와 수많은 협력사가 이미 집적된 국내 최대 첨단산업 중심축으로 연구인력·부품사·소재기업이 인근에 모여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약점은 알려진 바와 같이 전력 인프라다. 향후 대규모 공정이 가동되면 현 전력망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신규 송전망과 변전소 구축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바로 이 지점이다. 송전탑 설치는 전국적 갈등 단골 소재다. 주민 반발·환경영향평가·노선 조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7년간 준비돼 왔지만 용인 클러스터가 여전히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질문을 던질 대목이다.

    

최근 경기도지사가 강원도 석탄화력발전 전력을 끌어오면 문제없다는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은 RE100이라는 환경 기준을 이미 중심에 두고 있다.

    

RE100은 앞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2050년까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만 충당하겠다는 세계적 캠페인이다.

    

원자력 에너지는 재생에너지로 인정하지 않는다.

    

석탄화력 기반 전력은 단기적 가동은 가능해도 중장기적으로는 제품 판매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향후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전환하려 해도 송전망을 다시 전면 개편하는 것이 과연 쉬울까 라는 것.

    

반면, 새만금은 국가급 산업단지를 수용할 대규모 부지와 신재생에너지 기반을 갖추고 있어 ‘제로베이스에서 친환경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장소’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연구인력·부품·장비 물류 등 핵심 생태계를 새로 구축해야 되는 이유로 시간과 비용 부담이 뒤따른다.

    

지역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새만금이전 반대와 인재수급 문제 지적에 대해 “TSMC와 인텔도 사막과 시골에 반도체 팹을 짓는다”며 “조건만 충분하면 인재는 자연스럽게 모인다”고 주장하며 이전론에 힘을 싣고 있다. 

    

◇정치권 공방, 정책 논의까지 흔들어

 

이번 논쟁이 더욱 확대된 배경에는 정치권의 상반된 해석도 자리한다.

    

수도권 의원들은 “이전 주장은 정치적 공격이다”고 선을 긋는 반면, 호남권 인사들은 “국가적 차원의 분산배치는 선진국의 기본 원칙이다”며 맞서고 있다.

    

가까운 시기에 총선과 지방선거가 연결돼 있어 지역 표심을 의식한 발언이 늘면서 정책적 논의가 정치적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대비…해외 여러 나라는 ‘분산배치’가 기본 원칙

 

미국·유럽·일본·싱가포르 등 주요국은 반도체 팹 건설 시 지리적 분산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가스·화학물질 등 위험 요소를 분산시켜 사고 피해를 최소화하고 자연재해·전력 장애·사이버 공격 등 다양한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반면, 한국은 인력·기업·설비가 수도권에 지나치게 집중돼 단기 효율성은 높지만 하나의 지역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국가 전체 산업이 흔들릴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전력망 과부하, 송전선 장애, 지역 민원 등이 산업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을 단순한 입지 갈등이 아니라 ‘한국 반도체 전략을 장기적 관점에서 재설계해야 한다는 신호’로 읽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기와 물…반도체 공장 핵심 요소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물 문제는 사실상 큰 장애가 아니다”고 말한다.

    

마이크론은 미국 팹에서 75% 이상 물 재활용을 하고 있으며 TSMC는 미국 아리조나 팹에서 85~90% 재활용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하수 재처리수로 식수와 맥주를 생산하는 기술까지 갖춘 상태다.

    

반면, 한국은 정부 주도로 기업에 물을 사실상 무제한 공급하는 구조로 기업들이 물 재활용 기술 도입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강에서 산업단지로 장거리 송수관을 세금으로 건설하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국제 기준을 고려하면 새만금 역시 물 부족을 이유로 배제할 대상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막에서도 물을 확보해 팹을 짓는 해외 사례를 볼 때 ‘물 때문에 새만금이 어렵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낮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논쟁은 전력인프라 부족, 지역균형 발전 요구, RE100 규제, 산업생태계 비용, 정치권 공방 등 복합적 요소가 얽혀 있다.

    

결국, 눈앞의 단기 지역 이권이나 정치적 논란을 넘어 한국 반도체 산업 장기 전략을 다시 세울 때라는 지적을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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